산업 기업

[시그널] 감시 또는 과시?…1~2주 소액 주주도 "조양호 반대" 주주권 위임 요구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대한항공(003490)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막는데 힘을 실어 달라며 의결권 위임을 요청했다. 자본시장 감시자를 지향하는 참여연대이고 특히 상법상 주주로서 정당한 활동이지만 단 2주만을 들고 있는 참여연대가 감시 기능이 아닌 세력 과시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막는 데 함께해달라”며 “27일로 예정된 대한항공 주총에서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조 회장에 대해 위장 계열사 명의로 196억원 상당의 중개수수료를 챙긴 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 등 총 17억원을 회삿돈으로 지불해 손해를 끼친 점, 모친 등 3명을 정석기업 직원으로 등재해 허위 급여 20여억원을 지급한 점, 사무장 약국 운영으로 1,522억원의 요양급여를 편취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대한항공 이사회에 대해 “조 회장의 사적 소유물”이라며 “조 회장의 경영참여를 저지해 이사회 기능을 정상화 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참여연대가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주식이 단 2주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너무 과한 주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참여연대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0.0000000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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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8일에는 대한항공 주식 1주를 보유하고 있는 이상훈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까지 나서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해 달라며 의결권 위임을 요구했다.

상법상 1주의 주식이라도 가지고 있는 주주는 누구나 주총에서 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표 대결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행동주의 펀드인 KCGI 등이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참여연대나 이상훈 위원 등이 나선 것은 일종의 대한항공 흔들기를 위한 것이란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주요 주주인 KCGI가 요구했던 내용으로 세력 규합을 위해 창구를 다양화 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주주들의 제안 등을 일부 반영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계열사 겸직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주회사인 한진칼, 그룹의 모태인 ㈜한진,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등 3개사 이외의 계열사 겸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27일 주총을 열고 조 회장 연임안 외에 김재일 사외이사 임기 만료에 따른 박남규 사외이사 선임 건, 재무제표 승인 건, 이사보수 한도 승인 안을 상정한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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