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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부족한 엄마의 아이, 아토피 위험 2.77배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연구

태아, 엄마 비타민D에 전적 의존

임신초부터 적정 수준 유지 필요

일주일에 최소 2회 햇볕쬐기 해야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중증 결핍 상태의 임신부가 낳은 아기는 정상 농도의 임신부가 낳은 아기보다 생후 3년간 아토피피부염 발생 위험이 평균 2.7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수종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이 질병관리본부의 지원으로 ‘소아 호흡기·알레르기 질환 장기추적조사연구’를 한 결과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홍 교수팀은 신생아 955명을 탯줄혈액(제대혈) 내 비타민D 농도에 따라 중증 결핍(10ng/㎖ 미만), 결핍(10~19ng/㎖), 정상(20ng/㎖ 이상) 등 3개 군으로 나눠 아토피피부염 발생 여부를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임신부의 혈중 비타민D 농도가 그대로 반영되는 신생아의 제대혈 비타민D 농도가 중증 결핍 상태면 정상인 경우보다 생후 3년간 아토피피부염 발생 위험이 2.77배 높았다. 아토피피부염군은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고 아토피피부염의 중증도가 높았다.




또 소아 아토피피부염군(10명)과 아토피피부염이 없는 혈중 비타민D 농도 정상군(10명)의 후성유전체를 분석했더니 아토피피부염군의 산화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인 MICAL3의 발현이 평균 3.15배 높았다. DNA 염기서열 변화 같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어도 아토피피부염군은 DNA의 메틸화와 히스톤 단백질의 아세틸화 등 후천적 조절에 의해 산화 스트레스 유전자가 많이 발현된다는 뜻이다. 산화 스트레스가 높으면 체내에 활성산소가 많아져 생체의 산화 균형이 무너진다.


질병관리본부는 “태아는 엄마의 비타민D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생애 초기 아토피피부염 발생을 예방하려면 임신 초기부터 비타민D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적정한 비타민D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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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는 햇볕과 음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내에 흡수될 수 있다. 하지만 비타민D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떨어져 자외선 차단에만 신경을 쓰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거동이 불편한 임신부의 경우 자주 외출하기가 쉽지 않고 우리나라는 적도 지방과 달리 겨울철에는 햇볕을 많이 받을 수 없어 비타민D 농도가 낮아진다.

질병관리본부는 “임신부는 오전10시에서 오후3시 사이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5~30분 정도씩 햇볕을 쬐고 고등어·멸치·건표고버섯·달걀노른자 등 비타민D 함유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홍 교수는 “산화 스트레스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면 새로운 아토피피부염 예방·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레르기 분야 국제학술지 ‘알레르기·임상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3월호에 발표됐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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