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3·8 개각] "의원 불패 없다"...'송곳 검증' 벼르는 野

■청문회 '혈전' 예고

나경원 "총선 올인용...민심에 역행"

국면전환 노린 野 "한 명은 날린다"

동력확보 필요한 與와 충돌 불가피

박영선, 전문성·자녀 이중국적논란

김연철은 편향된 대북관 쟁점 될듯




야권은 8일 단행된 ‘문재인 정부 2기 개각’과 관련해 “총선 올인용”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인사청문회에서의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영·박영선 의원이 각각 행정안전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내정된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현역 의원 불패 신화를 깨겠다”며 주요 후보자를 정조준하고 있다. 야권은 정권 초와 달리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임명 강행’을 고수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동력 확보’라는 여권과 ‘국면 전환’이라는 야권의 이해가 충돌하며 국회 인사청문회 시작 전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8일 이번 개각에 대해 “지금 국민들의 기대나 민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총선에 올인하고 민심과 거꾸로 가는 개각”이라고 꼬집었다. 전문성을 고려한 인선이라기보다는 ‘친문(친문재인) 정치인을 대거 당에 복귀시켜 내년 총선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야권은 총선용 개각 저지를 위해 어느 때보다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특히 개각 명단에 이름을 올린 현역 의원들의 전문성과 자질을 현미경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검증의 칼날은 진 후보자보다는 박 후보자를 겨냥하는 분위기다. 진 후보자의 경우 새누리당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인사라는 점에서 한국당이 자질 문제를 걸고넘어질 경우 자기 부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이미 한 차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경험이 있는 인사인 만큼 크게 논란이 될 이슈는 없을 것”이라며 “예상 가능한 문제들을 캐묻는 정도에서 넘어가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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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자는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강성’으로서 그간 한국당과 많은 논쟁을 벌여온 만큼 청문회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성과 가족의 국적 논란은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박 의원이 과연 최저임금이나 중소기업·자영업자의 문제를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고 느끼고 있을지 의문”이라며 “누가 봐도 안 어울리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가 법사위원장 시절 중소기업을 위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나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 관련 법안을 주도적으로 통과시켰지만 장관을 맡을 만큼의 경력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의원도 “전문성을 높여 무너진 근간을 살리겠다는 것보다는 민주당 내부의 비주류를 길들이기 위한 개각으로 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전문성 못지않게 지난 2011년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박 후보자 아들의 한국·미국 이중국적 논란도 재점화될 공산이 크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총선 전에 펼쳐지는 여야의 샅바 싸움으로 양측의 양보 없는 혈전이 불가피하다. 야권은 정권 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각종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크게 빠진 상황에서 청와대가 야당의 반대에도 인사를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앞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한 야권 인사는 “처음부터 7명 중 30~40%는 ‘부적격’으로 잡고 접근해 최종적으로 ‘한 명은 날리자’는 전략으로 접근하지 않겠느냐”며 “이번 청문회만큼은 어느 한쪽도 물러서기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당은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의 편향된 대북(對北)관을 문제 삼고 나섰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가 2018년 자신의 저서(70년의 대화)에서 ‘대북제재는 자해다. 그래서 쓸모가 없다’고 했다”며 “대북제재가 쓸모없다는 인식을 가진 장관이 임명되면 미국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지 청문회에서 단단히 따지겠다”고 말했다.


송주희·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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