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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남 웃기는 건 창조행위...수없이 상상하며 아이디어 찾아"

콩트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아

철저하게 호흡·박자 맞아야 가능

타고난 재능믿고 나태하면 도태

저만큼 웃기려 노력한 사람 없어

지난 1월17일 개그맨 심형래 인터뷰./권욱기자지난 1월17일 개그맨 심형래 인터뷰./권욱기자



지난 1982년 KBS 제1회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한 개그맨 심형래(사진)는 “영구 없다” 외에도 “잘 모르겠는데요” “띠리리리리리” 등 수많은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명실공히 1980년대 최고의 개그맨이었다. ‘영구야 영구야’ ’영구와 땡칠이’ ‘변방의 북소리’ ‘내일은 챔피언’ 등 그의 슬랩스틱 연기를 주특기로 한 콩트 코미디는 1980년대 전 국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몸으로 웃기는 그의 코미디 연기를 저질이라고 폄하하던 때도 있었지만 영구를 보고 한 번도 안 웃은 사람은 없다. 그에게 웃긴다는 것은 무엇일까.


“남을 웃기는 것은 일종의 창조 행위입니다. 옛날에 ‘유머 1번지’ 등을 찍기 전에 수많은 상상을 하며 아이디어를 구상해서 회의에 나가고는 했습니다. 요즘은 슬랩스틱 코미디나 콩트 코미디가 거의 없어졌지만 이 장르는 오케스트라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때 맞아라, 이때 피해라, 이때 물을 뿌려라, 이런 게 다 약속이고 서로 호흡과 박자를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오케스트라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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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자신은 ‘코미디 천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제 연기의 모든 것은 노력이고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요. 코미디는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가 적절하게 치고 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감은 타고날 수도 있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있던 재능도 도태됩니다. 저만큼 웃기려고 노력한 사람도 없을 것 같습니다.”

과거 활발하게 활동하던 당시 그는 KBS 구내 서점의 단골손님일 만큼 독서광이었다. 아이디어 회의가 끝나면 서점으로 달려가 신간들을 읽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는 것이다. “KBS 서점 주인이 저에게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연예인이라고 그러더군요. 바쁘니까 책을 속독법으로 필요한 부분만 읽었어요. 이런 모든 과정이 자기계발인 동시에 창조력의 원천이었습니다. 요즘도 책을 읽으면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 준비가 돼 있어야 불러줄 때 자신 있게 나설 수 있거든요.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고 ‘말이 씨가 된다’고 했어요. 늘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사진=권욱기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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