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보석으로 풀려난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첫 주말을 맞았다.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 접견을 하거나 예배 드리지 않고 자택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찾아 접견한 이후 추가 방문을 하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개신교 신자인 이 전 대통령을 위해 집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목사 접견 신청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번 주말에는 접견 신청이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 있을 때도 주말마다 예배를 드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다니는) 교회 측에서 어떤 목사가 자택 예배를 집전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외부와의 접촉이 모두 차단된 채 주말 동안 재판과 증인 신문 준비를 잠시 미뤄두고 자택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강 변호사는 지난 8일 접견을 마친 직후 “이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있을 때 잠을 잘 이루지 못했던 것이 기억나 석방 후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는데 ‘아직 적응되지 않아 잠이 잘 오지 않는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이 보석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찰이 이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하는 절차는 주말에도 평일과 마찬가지로 하루 1차례씩 이뤄진다.
경찰은 법원의 협조 요청에 따라 하루 한 번씩 논현1파출소장 또는 파출소 소속 경찰이 자택을 방문해 이 전 대통령이 자택에 머물고 있는지, 외부와 접촉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한 뒤 이를 법원에 알린다.
앞서 경찰은 이 전 대통령 자택을 드나든 몇몇 차량에 누가 타고 있었는지 확인하려 했으나 경호처 측이 보안을 이유로 난색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운전기사 등 경호 업무와 무관한 이들을 통해 누가 출입하는지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석 조건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확인하는 구체적인 방안은 경찰과 이 전 대통령의 주심인 송영승 고등법원 판사, 검사, 변호인 등이 참석하는 이달 14일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