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지금 중국은] '자기' 밖에 모르는 '中 소황제'…해외명품 싹쓸이·韓게임에 푹

<1>라오바이싱, 중국몽에 의문 품다-흔들리는 사회주의 가치관

개혁개방 이후 태어난 20~30대

해외유학파 많아 개인주의 강해

과소비·해외문화 추종도 도마에

6일 중국 샹동의 진안역에서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진안=신화연합뉴스6일 중국 샹동의 진안역에서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진안=신화연합뉴스



중국 총인구 가운데 3분의1을 차지하는 20~30대 젊은 세대의 가치관은 이전 세대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전에 태어난 세대에서 지난 1978년 개혁개방 실시 이후에 태어난 ‘바링허우(八零后)’ ‘주링허우(九零后)’로 급속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중국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가치관이 크게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바링허우 세대는 덩샤오핑의 한 가구 한 자녀정책 실시 이후인 1980년대에 태어나 독자로 성장한 이들로 나약하고 오만한 성향을 빗대 ‘소황제(과보호를 받으며 자라는 독자)’라고 불린다. 1990년대에 태어난 주링허우는 개혁개방 시기에 청년기를 보낸 부모 밑에서 자라 자본주의적이고 개인주의 성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이들은 중국 인구 가운데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며 중국 사회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5년 국제연합(UN) 통계에 따르면 중국 총인구 14억여명 가운데 이들 세대인 20~30대 젊은 층의 비율은 31.2%인 4억3,0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도성장의 풍요를 누리며 자란 이들 세대는 해외유학을 다녀오는 등 고학력자가 많고 선호 대학이 대부분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선진국에 분포돼 해외 문화에 대한 추종 현상이 강하다. 중국 신문망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해외유학을 떠난 중국인은 60만8,400명으로 전년 대비 11.7%나 증가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 해외로 나간 누적 유학생 수는 519만4,900명에 달한다. 바링허우와 주링허우 세대는 자국의 정치적 이슈에도 크게 관심이 없다. 2017년 한국을 겨냥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도 온라인을 통한 한국산 제품 소비는 활발했으며 ‘크로스파이어’나 ‘배틀그라운드’ 같은 한국산 게임도 이들 세대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중국 공산당 선전부는 지난해 12월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세대의 온라인 게임 중독이 심각해지자 20개 게임을 심의해 이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9개에 대해 승인 불가를 결정하는 등 철퇴를 내리기도 했다.

1115A05 중국 명품


중국의 신세대인 바링허우와 주링허우는 오직 개인의 성취감과 만족감을 위해 과소비를 해 사회문제를 불러일으킨다는 비판도 받는다. 특히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 구매력을 갖춘 바링허우 세대에는 기분에 따라 충동적인 과소비를 일삼아 월급을 다 써버린다는 의미의 ‘월광족’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2017년 중국의 1인당 연간 소비금액을 세대별로 살펴보면 바링허우가 6만1,974위안으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70년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치링허우’는 5만6,676위안으로 2위, 주링허우가 3만5,107위안으로 3위에 올랐다. 중국 개혁개방 이전에 태어나 근검절약이 몸에 밴 이전 세대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특히 해외 유행을 추종하며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이들 세대는 해외 명품시장의 ‘큰손’으로 주목받는다. 지난해 11월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텐센트는 “중국 명품 매출액이 2017년 1,050억유로(135조원)에서 2024년 1,620억유로까지 증가해 글로벌 매출의 40%를 차지할 것”이라며 “중국 소황제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소유욕이 강해 거금을 주고 명품을 구매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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