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자 명예훼손사건의 피고인으로 출석하는 광주지법 법정동 앞은 긴장감이 흘렀다. 전 씨가 걸어 들어갈 법정 입구는 전날부터 법원 측이 설치한 통제선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법원 관계자들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법정 바로 앞에 있는 쪽문의 출입을 통제했다. 전 씨의 재판은 11일 오후 2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지만, 이른 아침부터 미리 취재를 준비하려는 취재진 100여 명이 대기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법원이 가장 잘 보이는 차량 지붕 위에서 실시간 중계를 하기도 했다.
법원 앞에서 펼쳐지는 생소한 광경에 시민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취재진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법원 근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김재민(81) 씨는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모여있는 것은 처음 본다”며 “전 씨가 광주에 오는 게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판으로 전 씨의 거짓말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역사 왜곡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 씨는 이날 오전 8시 32분 부인 이순자 여사와 자택에서 걸어 나와 준비된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광주지법으로 출발했다. 이날 오후부터는 평화시위대가 ‘전 씨의 법정 출석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인간 띠를 이을 예정이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