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침체의 영향으로 삼성전자(005930)를 바라보는 증권업계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상반기 기준 지난해 30조원을 넘은 영업이익이 올해는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주가도 조정받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하반기 실적 회복을 고려해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TB투자증권(030210)은 12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6조8,410억원으로 18.7% 낮췄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53조7,439억원에서 55조3,495억원으로 3% 높였지만 영업이익은 8조4,150억원에서 크게 줄어든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3% 감소한 수치다. 반도체 실적 악화의 영향이 크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약세로 평균거래가격(ASP)은 D램 -27%, 낸드 -2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감소 추세다. 지난 1월만 해도 1·4분기 9조5,391억원을 예상했으나 2월 8조6,266억원, 3월에는 이날 현재 8조4,776억원까지 내려왔다. 아직은 평균 8조원대 추정이 많지만 최근 하나금융투자(7조6,920억원), 삼성증권(7조1,590억원), 하이투자증권(7조2,180억원) 등이 기존보다 줄어든 7조원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실적이 회복되고 갤럭시 S10 출시 효과 등이 더해져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이 ‘상저하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KTB투자증권은 2·4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2% 줄어든 6조6,680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하반기에는 다시 분기당 8조원대로 회복할 것으로 추정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감소세는 피하기 힘들지만 하반기 이익 개선이 가능한 만큼 이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도현우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지나가고 있는 1·4분기에 집중하기보다는 하반기 개선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이후 이달 11일까지 7.8% 하락했던 삼성전자는 이날 하반기 기대감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2.29% 상승한 4만4,650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