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도라지, 더덕, 시호 등의 약용작물에 발생하는 총채벌레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행된 적이 있지만 천궁류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일반적으로 총채벌레는 참당귀, 천궁을 비롯한 약용작물의 잎, 꽃, 줄기 등 다양한 부위를 가해하는 해충으로 증식력이 강하고 약제에 대한 저항성 발달이 매우 높아 방제가 어려운 해충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일천궁과 토천궁에서 발생하는 총채벌레류는 모두 6종으로 기주작물에 따라 분포비율이 다르게 나타났으나 대표적으로 ‘대만총채벌레’와 ‘꽃노랑총채벌레’가 천궁에 가장 많은 피해를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천궁에서는 대만총채벌레-꽃노랑총채벌레-미나리총채벌레-볼록총채벌레-대관령총채벌레-파총채벌레 순이었지만 토천궁에서는 꽃노랑총채벌레-대만총채벌레-미나리총채벌레-볼록총채벌레-대관령총채벌레-파총채벌레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천궁에서는 보고되지 않았던 대관령총채벌레(Anophothrips obscurus), 미나리총채벌레(Thrips nigropilosus), 그리고 볼록총채벌레(Scirtothrips dorsalis) 등의 해충도 발견됐다.
‘대관령총채벌레’는 온난지역에 분포하면서 주로 벼, 옥수수 등의 벼과작물을 가해하는 해충으로 높은 생식능력으로 빠르게 개체군을 형성해 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나리총채벌레’는 북반구에 널리 퍼져 있으며 많은 종류의 식물을 가해하는데 일본에서는 국화의 주요 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볼록총채벌레’는 오미자와 감귤의 주요 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어떤 해충의 피해인지 밝혀내지 못했던 해충을 찾아내 적합한 방제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향후 기후변화에 대비해 천궁에서 발생하거나 발생할 수 있는 해충의 다양성 연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약용자원연구소 김만조 소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PLS(농약허용물질목록제도)의 시행으로 약용작물 재배자들의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당귀 다음으로 수요가 많은 천궁에서 총채벌레류의 종 동정, 분포비율 및 미보고 해충 구명은 병해충 친환경 방제에 도움이 될 것”며 “앞으로도 다양한 산림약용작물에서 발생하는 병해충의 지속적인 동정과 친환경 맞춤형 방제법 연구를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재배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