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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용량 아스피린 장기복용, 폐암 발병 위험도 낮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팀 분석

5년이상 먹은 40~84세 4~11% 낮아

위·간·대장·유방·전립선암 등서도 낭보

"예방 효과엔 이견…임상 결과 나와야"




아스피린 장기 복용이 위·간·대장·유방·난소·전립선암에 이어 폐암 발병 위험까지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천은미 호흡기내과·하은희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2002∼2015년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해 하루 100㎎ 이하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5년 이상 복용한 40~84세 성인의 경우 아스피린 비복용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4~1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예방’ 효과는 65세 이상 노인과 당뇨병이 없는 40~84세 성인에서 보다 두드러졌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5~6년, 7~8년, 9년 이상 복용한 사람의 폐암 위험은 전체 40~84세 비복용군보다 각각 4%, 6%, 11% 낮았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은 4%, 6% 13%, 65세 이상 노인은 5%, 7%, 13% 폐암 위험이 낮았다.

지난해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46만여명의 건강보험 빅데이터(207~2013년)를 분석해 아스피린 누적 사용기간이 길수록 위암 발병률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2년 4%, 2~3년 15%, 3~4년 21%, 4~5년 37% 등이다. 특히 3년 이상 사용자에서 발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아졌다.



이에 앞서 이정훈 서울대병원 교수팀에 따르면 2002~2015년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18~85세 만성 B형간염환자 1,674명을 추적 관찰했더니 아스피린 복용군의 간암 발생 위험이 비복용군보다 56~66% 낮았다. 이민종 강원대병원 교수는 “아스피린 사용 시 출혈위험을 낮추고 간암 발생률을 절반 이상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다”며 “기존 항바이러스제 치료와 함께 아스피린을 간암 예방에 사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해외 연구에서도 아스피린 복용군의 암 사망 위험이 비복용군보다 대장암은 25%, 유방암은 20%, 전립선암은 15% 낮고 전이 가능성도 낮다는 식의 발표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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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스피린 복용 환자들의 암 발병률이 낮은 게 아스피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치매나 신체적 장애가 없고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할 질환이 없는 건강한 70세 이상 노인의 경우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해도 치매나 신체장애가 없는 수명이 늘지 않는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 카디프대의 피터 엘우드 교수는 “암 치료가 아닌 심혈관계질환 예방 등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관찰연구여서 암 예방 효과를 확증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아스피린 복용이 암 발생 위험을 낮추지 못한다는 연구들도 있다”면서 “아스피린의 암 예방 효과를 확인하려는 몇몇 무작위-대조 임상시험 결과가 몇 년 뒤 나와야 논란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스피린의 가장 큰 부작용은 내출혈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과 암·심혈관질환 예방 효과에 대한 득실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2017년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재발 방지를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는 고령 환자의 경우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지만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함께 복용하면 출혈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PPI는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등의 치료를 위해 널리 처방되는 약물로 장기간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환자가 함께 복용하면 위장관 출혈 위험을 70~90% 감소시켜 준다.

최유정 대전을지대병원 교수는 “출혈 위험이 있는 시술을 할 때 환자의 동반질환 여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고려해 시술 전 아스피린 복용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며 “전문의의 의견에 따라 복용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최근 관상동맥질환으로 스텐트 삽입술을 받은 환자는 시술·수술 때 아스피린을 중단했을지라도 이후 가급적 빨리 재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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