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한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와 관련해 IMF가 사실상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초반으로 낮춘 것과 다를바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0.5%(약 9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올해 성장률 목표(2.6%~2.7%)를 달성할 수 있다는 IMF의 권고를 역으로 해석하면 추경이 없을 경우 올해 한국 성장률을 2.1%~2.2%로 내다봤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의 배경에는 ‘재정승수’라는 게 있다. 재정승수는 정부 재정투입과 GDP 증가 간의 관계다. 재정승수가 1이면 재정을 100만큼 투입했을 경우 GDP도 100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재정승수는 통상 1이나 이보다 더 높다는게 학계의 일반적인 추정”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IMF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2%초반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GDP의 0.5%만큼 재정을 투입해야 2.6~2.7%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한 만큼 재정승수를 1로 가정하면 추경이 없을시 올해 성장률은 2.1%~2.2%(2.6~2.7-0.5)에 불과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IMF는 지난해 2월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에서 올해 한국성장률 전망을 2.9%로 제시한뒤 지난해 10월에는 2.6%로 하향했다. 올해 연례협의에서는 성장률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추경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우회적으로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한국성장률 전망을 2.7%에서 2.1%로 대폭 낮춘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한은 관계자는 “IMF가 연례협의에서 한국 성장률을 제시하지 않고 추경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그 만큼 우리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고 봤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