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리먼브라드더스발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휘청였을 때 유유히 미소 지은 이들이 있었다. 바로 엔화 보유자들이었다. 2007년 6월 747원이던 엔화는 2008년 연말 1,598원까지 올랐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금융시장의 역사를 되짚어 보자. 글로벌 악재가 터질 때마다 엔화 환율은 역으로 급등했다.
2000년의 닷컴버블 때, 2003년 신용카드 연체 사태 때,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미국의 1차 양적 완화 종료와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때 코스피 지수는 적게는 20%에서 57%까지 주저앉았지만 엔화 환율은 20% 이상 110%까지 뛰어 올랐다. 지난 2015년 남유럽 경제위기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증시 급락 때도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 자금이 다시 일본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주장하는 저자들은 엔화를 금융 악재 때 빛을 발하는 안전자산(Safe Haven)으로 봤다.
그렇다면 왜 지금이 엔화 투자의 골든타임이라는 것인가. 책은 그 이유 중 하나로 오는 2020년 7~8월 열리는 일본 도쿄올림픽을 주목한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장기 저성장과 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올림픽을 지렛대 삼아 관광객 유치로 내수를 살리고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려면 여행 경비부담을 줄이기 위해 ‘엔화의 약세’가 선행조건인 까닭에 “일본 정부는 성공적인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해서라도 국가 차원의 엔저 정책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러니 올림픽 개최 시점까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엔화를 조금씩 사 모으는 재테크를 할 절호의 타이밍”이라는 설명이다.
일본 투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 책은 핵심 격인 3장에서 아베노믹스 관광정책으로 날개를 단 기업들, 초혁신을 실천하는 기업들, 최장기 불황으로 오히려 가치를 키운 기업들과 메가트렌드의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저자 한동엽은 삼성증권에 근무하며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한 PB이며 지금은 자산 30억원 이상 슈퍼리치의 전용 공간인 하나금융투자 클럽1에서 해외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공동저자 정철윤은 소니 등 4곳의 외국계기업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판도를 읽어온 투자 전문가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