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현실 모르는 정부 또 낙관론…"경제 긍정신호"

"경기둔화" "역풍" 잇단 경고에도

기재부 '그린북' 통해 긍정 평가

정부가 연초 생산·투자·고용 등 일부 지표가 개선된 점을 근거로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가 이미 전형적인 수축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경고음을 높여가고 있는 전문가들의 진단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1월 이후 주요 산업활동 및 경제 심리 관련 지표들은 개선된 모습”이라며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가 매달 발간하는 그린북은 경기에 대한 정부의 공식 판단을 담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해 10월 그린북에서 11개월 만에 ‘회복세’라는 표현을 뺀 뒤 지난달까지 투자·수출 조정, 고용 미흡 등 불안 요소를 지적해 왔다. 이번에도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미중 무역갈등 등 “불확실 요인이 상존한다”는 진단을 함께 담았다. 하지만 1월 생산·투자·소매판매와 2월 고용·소비자심리지수 등 최근 월별 지표가 반등했다는 점에 더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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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1월 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설비투자는 지난해 말 지표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투자의 주요 선행지표인 기계수주는 전달보다 9.3% 감소해 설비투자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다. 소비자심리도 지난 2월(99.5) 3개월 연속 올랐지만 여전히 기준점인 100을 밑돌고 있다.

고용은 지난 2월 취업자 수가 13개월 만에 20만명 넘게 늘었지만 나랏돈이 들어간 공공·노인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투자와 수출 부진이 심화하고 있고 민간소비 증가세도 미약하다”며 5개월 연속 ‘경기 둔화’ 판단을 내린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 경제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도 섣부른 판단에는 선을 그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선이나 증가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한 것까지는 아니다”라며 “1~2월에는 설 연휴 등 불규칙 요인이 월별 지표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3월 지표까지 본 뒤 종합적으로 감안해 경제 상황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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