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공시가 급등, 세부담 커진 중산층]용산 아크로 84㎡-126㎡ 공시가 역전…"현장 안보고 산정" 분통

반포 아크로리버도 84㎡ 26% 오를때 234㎡ 10% 그쳐

강남 재건축 10%↑·서울 외곽은 20%…형평성 논란도




# 서울 용산구 문배동 용산아크로타워 전용 84.97㎡(30층)의 올해 공시가격 예상액은 6억8,500만원이다. 지난해 5억1,600만원에서 무려 32.75% 치솟았다. 반면 이 단지 다른 30층 126.3㎡의 공시가는 지난해보다 17.62% 오른 6억8,100만원에 그쳤다. 올해 84.97㎡(30평형대)의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126.3㎡(40평형대)의 공시가격을 추월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시세는 대형이 약 1억7,500만원가량 더 비싸다. 이 아파트(84.97㎡) 소유주는 “현장 파악도 제대로 안 하고 공시가를 매건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15일부터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이 시작된 가운데 중산층과 서민 아파트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았던 서울 등 수도권 외곽지역의 상승률이 서울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국민 평형인 전용면적 85㎡(30평형대)의 상승률이 대형 평형을 능가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공시가격 발표 때마다 형평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번에도 똑같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민 평형 전용 84㎡, 공시가 인상 최대 피해자=서울경제신문이 올해 공동주택 예정 공시가격을 분석해보니 전용 84㎡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다양한 평형이 몰려 있는 단지에서 유독 중형 아파트가 많이 올랐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의 올해 공시가격은 19억400만원으로 26.6% 올랐다. 반면 59.97㎡는 상승률이 23.91%로 이보다 낮았다. 또 전용 112.96㎡는 22.05% 상승했고 이 단지에서 가장 큰 234.91㎡는 10.16%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마포·용산·성동·동작구에서도 84㎡의 공시가격이 20% 이상 오른 경우가 많았다. 서울 용산구 산천동 리버힐삼성(84.98㎡)의 공시가격은 4억5,100만원에서 5억800만원으로 30.38% 상승했다. 이는 같은 단지 전용 114.98㎡의 상승률인 25.05%를 훌쩍 넘는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84.59㎡) 공시가격도 8억6,400만원으로 25.58% 올랐다. 성동구 행당 대림e편한세상(84㎡)도 공시가격이 20.04% 올랐고 동작구 흑석한강센트레빌(84㎡)은 34.6% 올랐다. 반면 주요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84㎡)는 올해 공시가가 9.38%,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82㎡)는 7.64% 상승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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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주거지역, 아파트 값 대비 공시가 상승률 커
=지난해 아파트 값 상승률 대비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서민 주거지역도 수두룩하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경기도 수원 권선구 아파트 값은 지난해 0.61% 올랐다. 반면 올 공시가 상승률은 2.84%다. 아파트 값 상승률에 비해 공시가가 4.6배 더 오른 셈이다. 경기도 군포도 지난해 아파트 값은 0.58% 올랐다. 반면 공시가는 2.18% 상승했다.

중산층과 서민 아파트에서 상대적으로 공시가격이 더 많이 오르면서 세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제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 세무팀장의 자문을 받아 중형 평형의 세 부담을 추정해본 결과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보유세 상승률을 초과하는 곳이 적지 않았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강푸르지오(84㎡)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6억1,200만원에서 올해 8억원으로 30.71% 증가했다. 보유세는 지난해 150만원에서 올해 198만원으로 30%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84㎡)의 공시가격도 8억6,4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5.58% 급등했다. 보유세도 지난해 180만원에서 올해 232만원으로 28.58%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보유세 상승률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보다 더 높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 부장은 “85㎡대 국민주택 규모에서 공시가가 크게 오른 점은 형평성 시비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강동효·한동훈·이재명기자 kdhyo@sedaily.com

이재명·강동효·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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