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佛 노란조끼 집회 또 폭력사태로 얼룩…약탈·방화 잇따라

16일 파리 개선문 앞의 노란 조끼 시위/로이터=연합뉴스16일 파리 개선문 앞의 노란 조끼 시위/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에서 다섯 달째 매주 토요일 이어지고 있는 ‘노란 조끼’ 연속집회가 또다시 폭력사태로 얼룩졌다.

16일(현지시간) 르 몽드 등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노란 조끼’ 제18차 집회에서는 유명 레스토랑과 패션 브랜드 매장 등이 복면을 쓴 일부 폭력 시위대의 습격을 받아 파손되고 불탔다.


유명 정치인들과 사회 명사들이 드나드는 샹젤리제 거리의 고급 레스토랑 ‘르 푸케’는 복면을 쓴 시위대에 약탈당하고 이들의 방화로 일부가 불탔다.

의류 브랜드 ‘휴고 보스’와 ‘라코스테’ 매장, 은행 지점이 약탈과 방화로 파괴됐고, 샹젤리제 거리에 주차된 차량 여러 대가 시위대의 방화로 불탔다.

개선문 앞과 샹젤리제 거리 곳곳에서는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쌓고 경찰에 투석전을 시도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파리에는 이날 오후 1시께 7천∼8천명의 노란 조끼 시위대가 집결했고, 이 중 1천500여 명은 극우 또는 극좌 성향의 시위대로 추정된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이날 집회에서 폭력사태가 빚어진 것에 대해 “평화적인 시위대에 끼어든 전문 시위꾼들의 소행”이라면서 “용인할 수 없는 행위들에는 매우 엄정하게 대처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파리에만 5천명의 경찰력을 배치했으며, 이날 오후 2시 현재까지 82명을 연행했다.



작년 11월부터 매주 토요일 거리에서 정부에 서민경제 개선과 직접 민주주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노란 조끼’ 연속집회는 이날로 18차 집회를 맞아 규모와 강도가 갑자기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주 17차 노란 조끼 집회에는 전국에서 2만8천명이 모였으며 이날 더 많은 시위대가 전국에 결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날 파리에서는 정부에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까지 겹쳐져 시내 곳곳에서 환경과 복지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날 노란 조끼 집회의 규모와 강도가 갑자기 커진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두 달 전 위기 타개책으로 꺼내든 사회적 대토론이 15일로 종료되고 정부가 수렴된 의견들을 분류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과 관계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월 노란 조끼 연속집회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시민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듣겠다면서 ‘국가 대토론’(Grand debat national)을 전국에서 개최했다.

전국에서는 프랑스 정부가 주최한 1만건이 넘는 토론회가 조직됐고, 15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1만6천권 분량의 요구사항들을 제시했다.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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