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북한 비핵화 범위와 관련이 있다. 미국은 북한에 핵·화학무기를 포함한 모든 WMD를 폐기하라고 요구했지만 북한은 영변 등 일부 시설을 폐기하는 대가로 완전한 제재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단계적 해법은 1994년 이후 25년 동안 펴온 살라미 전술의 일부다. 이에 대해 미국은 “같은 말(馬)을 두 번 사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이는 찔끔찔끔 핵 폐기를 할 때마다 보상을 해주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이제 앞으로 대응이 중요해졌다. 정부는 “대화를 재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해오던 남북대화를 통한 북미협상의 불씨를 살려나가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우리 정부의 카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 북핵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애매하게 놓아둔 채 막연히 대화만 하는 것은 공염불일 뿐이다. 정부는 어설픈 대화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