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전북 지역 경제 및 금융 산업을 선도했던 군산은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 조선소 폐쇄에 이어 이듬해 GM대우 공장까지 폐쇄하며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월 인구수는 27만2,229명으로 4년전 27만8,143명 대비 6,000여명이 줄어드는 등 계속되는 인구 유출로 활력을 잃고 있다. 건설사들은 아파트 건설 시기 등을 늦추며 도시 전체가 저성장에 신음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군산시 살리기를위해 국내 대표 에너지 업체인 SK(034730) E&S가 팔을 걷어 붙였다. 조선 산업 붕괴로 2만8,000여명의 실업자를 양산했지만 스타트업 유치 및 바이오 산업 활성화로 화려하게 부활한 스웨덴의 말뫼를 모델로 군산을 ‘한국의 말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SK E&S는 전북 군산시에 소셜 벤처 기업과 함께 거점 공간 조성 및 도시재생 사업에 나서는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SK E&S측은 이번 사업을 위해 군산의 대표적인 구도심인 영화동에 소셜 벤처 청년 기업가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팅 오피스’를 구축했다.
SK E&S는 지난 1월 ‘로컬라이즈 군산’의 취지를 설명하는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달에는 사업 설명회 및 사전 캠프를 통해 예비 소셜 기업가들의 선발을 진행했다. 이 같은 ‘군산 살리기’를 위한 지역 인재들의 지원도 잇따랐다. 군산시에 최적화된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을 맡을 ‘인큐베이팅’ 과정 11개팀과, 기존 사업 모델을 발전시킬 ‘엑셀러레이팅’ 과정 13개팀 등 총 24개팀 70여명이 인큐베이팅 오피스에서 일할 예정이다. 이들은 향후 1년간 군산에 특화된 관광 연계 사업, 지역 특산품 브랜딩, 군산시 홍보 미디어 콘텐츠 개발 등을 도맡는다.
군산 지역의 기존 청년 소상공인들도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해 소셜 벤처들과 시너지 창출 방안을 고민한다. 또 소셜 벤처들이 발굴한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킬 수 있도록 청년 창업 교육 전문 사회적 기업인 ‘언더독스’를 통해 맞춤형 코칭 서비스도 제공한다.
SK E&S는 군산의 풍부한 역사 유산 인프라와 기존 상권을 바탕으로 문화·관광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세부 계획도 수립해 놓았다. 군산시는 지난 2008년부터 ‘아픈 과거도 역사다’며 일제 강점기 현장을 복원하는 등 근대문화유산 복원에 힘쓰고 있다.
SK그룹의 전사적 지원도 잇따를 전망이다. SK E&S 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꾸준히 강조하는 만큼 SK그룹의 대표 공익 법인인 행복나래를 비롯해 다양한 관계사들이 보유한 사업 역량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기영 SK E&S 소셜밸류 본부장은 “SK E&S는 전국에서 지역기반의 에너지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지역과 동반 성장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갈 의무가 있다”며 “군산을 시작으로 각 지역들의 사회문제에 주목해 지역 맞춤형 혁신 프로젝트들을 다각도로 발굴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