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화약고 불지른 트럼프…"골란고원 이스라엘 주권 인정을"

시리아, 3차중동전쟁 후 뺏긴 땅

내달 9일 이스라엘 총선 앞두고

트럼프, 네타냐후 총리 '지원사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 52년이 지난 상황에서 미국이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선거를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노골적인 지지 발언으로 중동의 화약고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골란고원은) 이스라엘과 지역 안정에 전략적 안보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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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6일 전쟁’으로 불리는 지난 1967년의 제3차 중동전쟁으로 시리아 땅이었던 골란고원을 강제로 점령했다. 시리아는 골란고원 반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묵묵부답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아랍권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정부 평화 협상가인 사에브 에레카트가 “내일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우리 지역의 불안정과 유혈사태가 확실하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다음달 9일 이스라엘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베니 간츠 전 참모총장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골란고원 주권 인정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미국의 도움을 얻게 되면 네타냐후는 자신이 먼저 공약을 이행한 꼴이 된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을 찾았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겼고 13일 발간한 인권보고서에서는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관할(Israeli-controlled)’ 지역으로 표현했다. 지난해에는 이곳을 ‘이스라엘 점령(Israeli-occupied)’ 지역이라고 표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언급은) 이스라엘과 일부 미 의회 의원들을 빼고는 다른 거의 모든 곳에서 비난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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