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21·CJ대한통운)가 아시아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 등극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임성재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이니스브룩 골프장(파71)에서 끝난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6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8언더파 우승자 폴 케이시(잉글랜드)와 2타 차, 7언더파 공동 2위 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 제이슨 코크락(미국)과 1타 차다. 임성재는 PGA 투어 대표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과 4위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2부 투어(웹닷컴 투어)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휩쓸고 올라온 임성재는 시즌 세 번째 톱5와 시즌 네 번째 톱10 진입으로 이름을 더 알렸다. 그는 지난해 10월 세이프웨이 오픈 공동 4위, 이달 초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3위 등의 성적을 냈다. 이날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해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이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뱀 구덩이(스네이크 핏)’로 불리는 공포의 16~18번홀에서도 버디 기회를 만들며 모두 파로 넘어갔다. 공동 4위 상금은 29만4,800달러(약 3억3,400만원)다.
각 대회 성적에 따른 페덱스컵 포인트에서 임성재는 지난주 30위였던 순위를 이번주 17위까지 대폭 끌어올렸다. 가장 강력한 신인상 경쟁자인 캐머런 챔프(미국)를 앞질러 신인 중 최고 순위다. 챔프는 21위에서 19위로 떨어졌다. 시즌 두 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하며 크게 주목받던 챔프는 지난주까지 최근 3개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과 1라운드 뒤 기권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등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또 다른 신인상 경쟁자인 애덤 롱과 마틴 트레이너는 각각 페덱스컵 포인트 27위, 61위다. 임성재는 지난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컷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한 주 만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경기 후 임성재는 PGA 투어를 통해 “샷 감이 좋아서 티샷이 좋았고 그래서 두 번째 샷도 쉽게 칠 수 있었다”며 “16번홀(파4) 6m 버디를 넣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텐데 아쉽다. 17번홀(파3)도 버디 기회였는데 두 번의 기회를 살렸다면 우승 경쟁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재는 오는 28일 시작되는 코랄레스 푼타카나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에 다시 도전한다. 세계랭킹 72위에서 59위로 껑충 올라선 그는 실낱같던 마스터스 참가 가능성을 조금 더 키웠다. 4월1일자 세계랭킹에서 50위 안에 들면 마스터스에 나간다.
케이시는 1타를 잃었지만 선두를 지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PGA 투어 통산 3승째로 상금은 120만6,000달러다. 2011년에 세계 1위에 올랐던 선수로 7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4언더파 공동 9위로 마쳤다. 1타 차 단독 2위로 출발해 우승 기대를 모았던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3타를 잃고 5언더파 공동 6위로 떨어졌다. 강성훈은 2언더파 공동 18위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