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조성우 교수팀이 2016∼2017년 수면센터를 방문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 설근부를 부분절제하는 로봇수술을 받은 16명을 분석한 결과다.
잠을 잘 때 시간당 5회·회당 10초 이상 숨이 끊기는 수면무호흡증 환자 10명 중 9명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다. 설근부 비대로 인한 기도폐쇄는 하악이 작거나, 혀의 전반적 부피가 크거나, 설편도 비대가 동반되면 나타날 수 있다.
25일 연구팀에 따르면 중증·중등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50%가량은 사용불편 등을 이유로 1년 안에 표준치료(양압기 치료)를 중단, 심뇌혈관질환·돌연사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수면내시경 검사로 설근부가 기도를 막는 부위를 찾아내고 수면다원검사로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이 있는지 확인한 뒤 설근부를 다빈치 로봇수술기로 부분절제했다. 기존 수술법은 혀의 안쪽에 위치한 설근부 접근이 힘들어 수술 실패율과 수술 후 재발률이 높기 때문이다.
로봇수술 후 시간당 10초 이상 수면무호흡 상태를 보이는 횟수가 평균 49회에서 18회로 줄었다. 또 수면 중 가장 낮은 산소포화도가 82%에서 90.5%로 높아지고 주간 졸림증이 개선됐다. 유효 수면시간도 313.5분에서 342분으로 늘어났다. 16명 모두에서 코골이, 수면 중 호흡 끊김, 주관적 수면품질이 향상됐다.
수술 후 1~2주간 통증과 불편감은 있었지만 설근부를 절제할 때 발생하는 연하장애와 이상감각, 미각손실, 구강건조증 등 합병증은 수술 후 3주 안에 대부분 없어졌다.
김현직 교수는 “로봇수술 효과가 입증됐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환자는 치료 전 수면내시경 등 이학적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등으로 수면 중 산소결핍에 시달리는 성인은 각종 장기에 산소를 나르는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과 혈관이 무리하게 돼 고혈압·동맥경화·심근경색·부정맥·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과 돌연사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화를 잘 내고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해 인슐린·남성호르몬 분비를 줄여 당뇨병·발기부전 위험도 높아진다. 40~50대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기억력·판단력·집중력 같은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측두엽 등이 심하게 쭈그러들어 뇌의 부피(평균 1,100㏄)가 일반인보다 100㏄가량 작아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