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선수들의 시즌 최다승 기록은 지난 2015년과 2017년의 15승이다. 최근 홀수 해마다 이어진 초강세가 올해도 재연될 분위기다. 2017년의 경우 초반 7개 대회에서 5승을 한국 선수들이 챙겼다. 2019시즌도 비슷한 기세다. 25일(이하 한국시간) 고진영(24·하이트진로)의 파운더스컵 우승으로 한국 군단은 시즌 첫 6개 대회에서 4개의 우승컵을 수집했다. 연승에 성공한다면 15승은 물론 기록 경신까지 바라볼 디딤돌을 놓을 수 있다.
마침 이번주 무대는 한국 선수들이 강세를 보여온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달러)이다. 기아자동차가 주최하며 오는 28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GC(파72·6,558야드)에서 펼쳐진다. 한국 군단은 대회 3연패를 노린다. 2017년 이미림(29·NH투자증권), 지난해 지은희(32·한화큐셀)가 이 대회 우승컵을 품었다. 고진영에 앞서 박성현(26·솔레어)과 양희영(30·우리금융그룹)이 우승해 최근 4개 대회 연속 우승 사냥이기도 하다.
우선 맏언니 지은희는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지은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약 2억9,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우승·홀인원 부상으로 2대의 자동차까지 잭팟을 터뜨린 기억이 있다. 타이틀을 방어하면 올 1월 개막전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32세8개월) 기록을 더 늘릴 수도 있다.
고진영은 4타 차 역전 우승의 상승세를 앞세워 2연승을 겨냥한다. 특유의 안정적인 아이언 샷에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미국에 남아 맹연습한 쇼트게임과 퍼트도 한층 예리해졌다. 이번 시즌 4개 대회에 출전해 1·2·3위를 한 번씩 찍는 꾸준함으로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4위로 5계단 점프했다.
LPGA 투어 홈페이지가 꼽는 ‘지켜봐야 할 선수’는 박성현과 유소연(29·메디힐)·박인비(31·KB금융그룹)다. 4주째 세계 1위를 지킨 박성현은 KIA 클래식에서 두 차례 톱5에 입상해 코스가 입맛에 맞다. 파운더스컵을 건너뛰고 휴식을 취한 유소연은 2017년의 공동 2위보다 높은 성적을 꿈꾼다. 이 대회에 2010년부터 9년간 빠짐없이 출전하며 여덟 차례나 20위 안에 들었던 박인비는 통산 20승 달성에 재도전한다.
시즌 1승을 거둔 양희영과 반등에 나선 김효주(24·롯데)·최나연(32·SK텔레콤)도 출사표를 냈다. 전인지·김세영·루키 이정은 등도 한국 기업 주최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고 국내파 오지현도 지난해 기아자동차 한국 여자오픈에서 우승 특전으로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3위인 호주교포 이민지(23), 파운더스컵에서 나란히 공동 2위를 차지한 제시카·넬리 코르다(미국) 자매, 브룩 헨더슨(캐나다), 렉시 톰프슨(미국),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22) 등이 한국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