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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케이로스 할퀴다

한국, 콜롬비아 평가전 2대1 승

벤투, 손흥민 최전방 전술 빛발해

전반 17분 오른발 강슛 선제 득점

월드컵 독일전 후 9경기만에 골맛

적장 케이로스 한국전 무패 마감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이 26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주장 완장에 입을 맞추고 있다. 경기 MVP로 뽑힌 손흥민은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연합뉴스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이 26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주장 완장에 입을 맞추고 있다. 경기 MVP로 뽑힌 손흥민은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연합뉴스



시작할 때부터 심상찮았다. 손흥민(토트넘)은 전반 10분 사이 날카로운 슈팅 2개로 일찌감치 경기장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지난 22일 볼리비아와의 A매치 평가전(1대0 한국 승)에서 골키퍼와의 1대1 기회를 놓친 뒤 “민폐를 끼쳤다”며 크게 자책한 손흥민이다. 볼리비아전도 골만 없었을 뿐 시종 활발하게 공격을 주도했던 그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전에서 전반 1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상대에게 유독 강했던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노란색 킬러’ 별명을 이어갔다.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결승골을 더해 2대1로 이긴 한국은 1월 아시안컵 8강 탈락 후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오는 9월 시작될 2022 카타르월드컵 예선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2위(한국은 38위)의 남미 강호 콜롬비아는 2017년 11월 1대2로 진 데 이어 한국에 2연패를 당했다. 이란 사령탑 시절 4승1무로 한국에 진 적이 없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최근 콜롬비아를 맡은 뒤 공교롭게도 한국에서 쓴잔을 들었다.


1년여 전 콜롬비아에 2골을 넣었던 골잡이가 바로 손흥민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한 후 8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마음고생을 했던 손흥민은 기분 좋은 상대인 콜롬비아를 맞아 응어리를 풀었다. 황인범(밴쿠버)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전방의 황의조(감바 오사카)에게 연결하자 황의조는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손흥민을 봤다. 수비 2명을 달고 드리블한 손흥민은 어려운 각도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골키퍼의 머리 위를 뚫었다. 벤투호 출범 후 9경기 만의 첫 득점이자 지난해 6월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이후 9개월 만의 A매치 골이었다. 특유의 ‘하트 세리머니’로 관중의 환호성을 이끌어낸 손흥민은 중계 카메라에 키스까지 했다. 이어 주장 완장을 벗어 입 맞추고는 관중석을 향해 완장을 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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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벤투 감독 체제에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어왔다. 벤투 감독은 3월 A매치부터 손흥민을 최전방에 기용하는 이른바 ‘손톱’ 전술을 꺼내 들었는데 일단은 성공인 셈이다. 첫 골을 도운 투톱 파트너 황의조와의 찰떡 호흡이 돋보였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도우미’ 손흥민과 금메달을 빚었던 황의조는 이번에는 해결사가 아닌 도우미로 빛났다. 전반에 골대도 맞힌 손흥민은 A매치 기록을 79경기 24골로 늘렸다.

후반 3분 미드필더 루이스 디아스에게 동점골을 내주자 이번에는 미드필더 이재성이 나섰다. 이재성은 후반 13분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툭툭 치고 들어가다 예리한 왼발 감아 차기로 골망을 출렁였다. 아시안컵 1차전에서 부상을 입어 더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4경기 만에 터진 A매치 8호 골로 덜어냈다.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하고 이후 골잡이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까지 내보낸 콜롬비아는 막판 거센 공세를 펼쳤으나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선방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이강인(발렌시아)은 볼리비아전에 이어 이날도 끝내 벤치를 지켰다. 이날 경기장에는 6만4,000여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한국 축구는 국내 A매치 사상 최초로 6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썼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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