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미 국방부가 예산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340억 원)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비로 전용하자 의회가 반대의 목소리를 표했다.
25일(현지시간) 밤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10억 달러의 국방예산을 전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에 26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인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군사위는 국방부의 요구를 거부한다”며 “물리적인 장벽과 도로를 추가로 건설하거나 국경 근처에 조명을 설치하기 위해 국방예산을 사용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다만 국방부가 예산을 전용할 경우 의회에 통보할 법적 의무는 있지만 의회의 승인을 받을 필요까지는 없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하원의 반대가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미스 위원장은 이날 열린 군사위 청문회에서도 예산 전용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섀너핸 장관 대행을 향해 “이번 예산 전용으로 인해 세출위원회는 앞으로 국방부 예산 재편성에 권한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면서 “이는 (국방부)에 필요한 권한이기 때문에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섀너핸 대행도 “특권에 해당하는 것을 잃는다는 중요한 단점을 이해한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마약 퇴치 예산 25억 달러와 군 시설 건설 예산 36억 달러 등 국방부 예산 61억 달러를 전용할 방침이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