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한나라 두 대통령' 베네수엘라 이틀째 대규모 정전사태

지하철·원유수출항 가동 중단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26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버스에 오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카라카스=AFP연합뉴스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26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버스에 오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카라카스=AFP연합뉴스



‘한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정국혼란에 휩싸인 베네수엘라가 이틀째 대규모 정전을 겪었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정부가 정전 복구를 위해 이날부터 27일까지 48시간 동안 휴업과 휴교령을 내린 가운데 수도 카라카스 시내에 있는 상점과 은행, 식당 등이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지하철 운행도 이틀째 중단됐다. 빈민가 등 시내 곳곳에서 정전으로 배수펌프를 가동하지 못하는 바람에 수돗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통신 신호도 끊겼다.

주요 수입원인 원유의 최대 수출 거점인 호세 항구는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카라카스 외곽에 있는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에서는 정전 속에 수기로 발권 작업이 이뤄졌지만 많은 승객이 발걸음을 돌렸다.


이번 정전은 전날 오후 1시 28분께 일어났다. 소셜 미디어상에서는 전국 23개 주 가운데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최소 16∼17개 주가 정전의 영향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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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열 감시단체인 넷블록스는 23개 주 중 18개 주에서 통신망에 심각한 영향이 나타난 것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전날 밤 전기 공급이 재개됐지만 몇 시간 만에 다시 끊겼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정전을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돌렸다. 마두로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주요 전기 공급원인 구리 수력 발전소 주변에 있는 시설에 대한 고의적인 대규모 방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도 국영 VTV에 “우리는 구리 수력 발전 댐을 비롯한 국가 전력 생산과 배전 시스템에 대한 전기 자기장 공격의 희생양”이라며 “이번 공격은 워싱턴이 계획하고 베네수엘라의 극단적인 우파 집단이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정전은 이달 초 사상 최악의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지 약 2주 만에 재발해 국민의 불안과 좌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오후 국가 전체 전력의 80%를 공급하는 동부 구리 댐 수력발전시설의 중앙 통제 시스템과 배전 설비 등이 고장 나면서 전국 23개 주 중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한 19개 주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정전은 일주일간 계속된 끝에 복구가 완료됐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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