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임석훈 논설위원의 관점] 한국게임 위기서 벗어나려면

갈라파고스 규제 혁파, 혁신동력 살리고 新시장 개척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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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초 넥슨의 매각 추진 사실이 전해지자 국내 게임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남의 일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게임 업계는 정부 규제에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중국 시장 성장세 둔화 등 3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게임을 즐기는 인구는 늘어났지만 국가·사회적 인식은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정부는 셧다운제와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으로 게임 업계를 계속 옥죄고 있다. 셧다운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다. 실제 이 제도 시행 이후 국내 게임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1년 18.5%에 달했던 게임산업 성장률이 1년 만에 1%대로 뚝 떨어졌다. 위정현 게임학회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게임을 미래산업이나 4차 산업혁명의 꽃이 아니라 애들 푼돈 따먹는 오락실 정도로 보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국산 게임이 이중삼중 규제로 인해 운신의 폭이 좁아진 사이 중국 등 외국산 게임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에 개발 능력까지 향상된 중국은 가장 큰 위협이다. 텐센트 등 중국계 자본은 이미 국내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중국산 게임의 성장세도 무섭다.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10위권의 절반이 중국산이다. 해외도 여의치 않다. 최대시장인 중국의 상황이 심각하다. 사드(THAAD) 보복 후유증에다 게임 단속에 막혀 2017년 3월 이후 2년간 중국에서 신규 출시 허가증(판호)을 받은 국산 게임은 ‘제로(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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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악재 영향으로 게임 업계에 대한 투자도 내리막이다. 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투자 비중에서 게임업종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2014년 10%를 넘던 벤처캐피털(VC)의 게임 투자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가 없어 파산을 신청하는 게임사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곧 신작 개발 중단과 인력이탈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규제와 외부 원인도 있지만 히트작 속편 출시 등에 안주하는 게임 업계의 혁신동력 상실도 위기 요인이다. 콘솔 등 다양한 장르 게임을 개발하고 중국 외 시장 다변화에도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shim@sedaily.com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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