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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재발 위암, 수술 후 항암치료 땐 생존기간 2배

아주대병원 최진혁·강석윤 교수팀

3차 이상 항암치료 때도 같은 효과

우리나라에서 발생률 1위인 위암에서 원격 전이가 발견되면 하던 수술도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원격전이가 있거나 재발한 경우도 수술과 항암화학요법(항암치료)을 병행하면 생존기간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진혁·강석윤 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팀이 지난 2004~2014년 전이성·재발성 위암 진단을 받고 1차 이상의 고식적(완치 목적이 아닌 생존율 향상과 증상 완화를 위한) 항암치료를 받은 689명의 생존기간과 예후를 분석한 결과다.


위암에서 원격 전이가 있거나 재발한 경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치료방법이 효과적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왔다. 똑 부러진 연구결과도 드물다.

연구팀에 따르면 위암 병변이나 전이 부위에 대한 절제수술 후 항암치료를 한 환자 131명의 1차 항암치료를 시작한 시점부터 중앙생존기간(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환자의 생존기간)은 18개월, 5년 생존율은 20%였다. 항암치료만 받은 환자 558명의 중앙생존기간 9개월의 2배다.

위암이 폐·난소·간·대장·복강 등으로 전이된다. 여러 장기에 전이된 경우가 아니라면 가령 위암과 전이된 암 부위를 수술로 최대한 절제하고 항암치료를 하는 게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항암치료 전 외과적 절제수술을 받은 환자는 위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89명, 위암이 재발 42명 등 131명이었다. 이 중 75명은 위 절제술을, 42명은 전이된 부위의 암 절제술을, 14명은 위와 전이된 부위의 암 절제술을 함께 받았다. 이들 중에는 암 치료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장기가 막히거나 구멍이 났거나, 출혈 때문에 생명에 위협을 받아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암 절제술을 병행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네이처’ 자매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진행성 위암에서 고식적 항암치료 전 수술적 절제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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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같은 조건의 환자 682명의 항암치료 차수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3차 이상의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167명)의 중앙생존기간은 18개월로 1~2차 항암치료만 받은 환자(515명)의 8개월보다 2배 이상 길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메디신’에 ‘재발성·전이성 위암에서 3차 항암치료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두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수술적 절제 후 항암치료를 받거나 항암치료를 3차 이상 받은 환자들은 항암치료만 받거나 1~2차 항암치료만 받은 환자보다 생존기간이 길었다.

특히 육안으로 볼 때 남아 있는 병변 없이 완전히 절제할 수 있었던 환자들은 중앙생존기간이 30개월로 상당히 양호했다.

최 교수는 “위암이 대장암 등 일부 암에서와 같이 전이·재발했더라도 가능하다면 최대한 암 병변을 수술로 제거하고 적극적으로 항암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며 “다만 보다 과학적인 데이터를 얻으려면 처음부터 전이·재발환자를 절제수술 후 항암치료군과 항암치료만 받는 군으로 나눠 생존기간과 예후를 비교하는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도 “육안으로 암 병변을 완전히 절제할 수 있다면 항암치료를 받기 전 적극적으로 수술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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