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리커창 중국 총리를 만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은 양국 모두에게 시급한 국가 과제”라며 “함께 협력해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양측이 소통을 강화하고 서로 경험을 나누자”고 답했다.
이 총리와 리 총리는 이날 오후 중국 하이난 보아오의 국빈관에서 한중총리회담을 진행했다. 한중총리회담이 열린 것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 총리의 2019 보아오포럼 참석을 계기로 성사됐다. 양국 총리는 이 자리에서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해결 공조 방안 △한중 경제·교류협력의 완전 정상화 △한반도 평화 구축에서의 중국의 역할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역할 △한중 고위급 인사 교류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총리는 환경 문제와 관련해 “파리 기후변화협정 등 지구 환경 보호 및 대기 오염 방지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평가한다”면서 “미세먼지 발생 원인 등에 대한 공동 연구, 기후 변화에 따른 공기 정체 등에 대한 공동 대응, 고농도 미세먼지 조기 경보 및 비상 저감 조치와 관련한 공동 협력 등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또 “보아오포럼 이사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 내 미세먼지 범국가 기구 위원장으로 위촉된 만큼 그분을 통해 한중의 긴밀한 공조를 기대한다”며 “각자가 노력하고 같이 노력하는 것을 병행하고 협력의 범위를 넓히자”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환경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환경 관련 연구개발(R&D), 환경 제품 등의 분야에서 협력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양국의 교역 및 투자 증가세를 평가하는 동시에 아직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양국의 경제 및 문화 교류 협력 문제도 언급했다. 이 총리는 단체 관광 활성화,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진출, 선양 롯데타운 건설 협조, 문화 콘텐츠 교류 활성화 등에 있어 중국의 협조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중국에서 진행 중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대한 반도체 반독점 조사와 관련해 한국 기업에 대한 배려를 중국에 요청했다. 리 총리는 “법에 의거해 공정한 조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리 총리는 “양측이 공동 노력해서 동아시아 및 세계 경제 성장의 엔진이 됐으면 한다”며 “한국의 투자를 환영할 뿐 아니라 중국의 실력 있는 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지지한다. 관광 인적 교류를 계속 확대하자”고 말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핵화 문제에 있어 중국은 한국과 생각이 일치한다”며 “중국도 비핵화 실현이 최종 목표다. 한국과 소통을 계속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이 총리는 양국관계 강화 차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는 5월께 방한을 초청했다. 리 총리에게도 한국 방문을 청했다. 리 총리는 “초청에 감사한다”며 “이 총리도 중국에 방문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보아오=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