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는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 대한 심의가 통과되면서 1조2,200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방안’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국내 반도체 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후방산업의 발전은 더디다는 지적에 따라 장비·소재·부품 분야 혁신기업을 중심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상생 클러스터 조성이 완료되면 협력업체와 함께 총 2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상생펀드 조성에 3,000억원, 인공지능(AI) 기반 상생협력센터 설립 및 상생프로그램 추진에 6,380억원, 공동 연구개발(R&D)에 2,800억원을 10년에 걸쳐 순차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경기도 용인시 약 448만㎡(약 135만평) 규모의 부지에 조성하는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를 ‘상생 클러스터’로 만들기 위한 지원방안이다.
우선 SK하이닉스는 오는 2022년 착공 예정인 첫 번째 반도체 팹(FAB) 기공에 맞춰 반도체 행복펀드(2,000억원)와 지분투자펀드(1,000억원)로 상생펀드를 조성한다. 조성된 자금은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부문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술혁신 기업에 대한 사업자금 무이자 대출이나 스타트업 자금 지원, 중장기 지분 투자 등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AI 기반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상생협력센터(가칭 ‘위두테크(WeDoTech)센터’) 설립과 ‘상생프로그램’에는 6,380억원을 지원한다. 상생협력센터와 반도체 특화 안전 교육시설 구축, 에너지 저감 인프라 구축 등에 480억원이, AI·사물인터넷(IoT) 기반 생태계 조성 및 반도체 국산화 지원 등에 5,900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협력업체와의 공동 R&D에 들어가는 2,800억원이다. 지난 2017년부터 매년 3개사를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해 지원해왔지만 이를 두자릿수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 기술의 개선을 위해서는 장비·소재 등 후방산업의 발전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이는 ‘윈윈’이 될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공동 R&D를 통해 기술혁신기업의 제품을 하이닉스에서 선제 실험해보는 등 협력업체와의 공동 작업이 강화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총 2만5,000개에 달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팹 4개 운영에 1만2,000명, 지원부서 인력 3,000명 등 1만5,000명을 채용한다. 함께 입주하는 50여개의 협력업체는 약 8,000명을 고용할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단지 조성 및 팹 건설을 위한 건설사 직접 고용 인원도 2,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기 SK하이닉스 상무는 “반도체 상생 클러스터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되면 현재 20% 수준인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남은 절차도 잘 마무리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