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수문을 설치해 큰비가 오더라도 바로 물을 빼 반구대암각화를 보존하자는 것으로, 기존 울산시 정책인 ‘반구대암각화와 물 부족 연계’ 전략을 폐기하자는 취지다.
31일 울산시에 따르면 최근 울산 미래비전위원회가 울산시에 ‘대곡천 재자연화와 반구대암각화 보존에 대한 정책 제안’을 통해 사연댐 수문 설치를 제안했다.
1965년 설치된 사연댐은 수문이 없다. 사연댐의 만수위는 60m로, 52m 이하여야 반구대암각화가 잠기지 않는다. 2013년 이후 상류에 있는 대곡댐을 이용해 수위 조절을 했으나 큰 비가 오면 여전히 물에 잠겼다. 수문을 설치하면 홍수가 나더라도 수위를 항상 52m 이하로 낮출 수 있다.
미래비전위는 “기존의 울산시는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부족한 물 확보를 연계한 ‘선 물 확보 후 반구대암각화 보존 정책’을 취하며 사실상 반구대암각화 훼손을 방기했다”며 “반구대암각화는 울산의 가장 가치 높은 문화재로 보존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비전위는 울산시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은 기구로 이번 제안은 송철호 시장의 입장과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송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전임시장 시절 추진됐던 생태제방안을 폐기했다. 지난해 말에는 문화재청과 사연댐 수위를 조절해 반구대암각화를 더는 물속에 잠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합의했다.
미래비전위는 “울산시가 단기적으로는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 암각화를 구한다는 의지를 선포하고, 장기적으로는 댐 철거로 대곡천을 재자연화해서 울산을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사시대 그려진 반구대암각화는 1971년 발견 전인 1965년 대곡천을 막아서 만든 사연댐 때문에 여름철 우기가 되면 침수됐다가 물이 빠지면 다시 노출하기를 반세기 넘게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림 훼손이 계속됐고 이후 보존 방안이 오랜 시간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도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