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로봇이 간다] "로봇산업 생태계 구축하려면, 제조사보다 구매기업 지원해야"

■ 이병서 두산로보틱스 대표 단독 인터뷰

“(두산그룹 경영층은) 저희에게 초기에 수익성보다는 더 큰 그림으로 큰 파이를 만들라는 미션을 줬습니다. 그래서 그룹 차원에서도 저희 회사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경기 수원 고색동 본사에서 이병서(사진)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자신감이 가득한 얼굴로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올해 인력과 설비 투자를 한층 더 늘리고 해외 진출 시장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저희 인력의 45% 이상이 연구개발(R&D)인력인데 올해도 굉장히 많이 조직을 확장할 예정”이라며 “요즘 면접을 거의 하루에 2~3건씩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인터뷰에 나오기 직전까지 공장 증설과 증축 방안을 심각하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현재 두산그룹의 사정이 그리 녹록한 것은 아니다. 근래에 두산인프라코어·밥캣 등의 경영 수익성이 정상궤도로 돌아왔지만 정부가 탈원전정책을 펴면서 예상치 못한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두산그룹이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세계 시장을 노렸다”며 “저희의 포부는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선도 업체로 성장하는 것인데 계획을 세운 지 5년이 지난 현재까지 큰 차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은 왜 협동로봇 산업에 주목했을까. 이 대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나온 여러 가지 중 로봇만큼 현실에 가까운 것이 없다”고 답했다. 또 “협동로봇은 사람들의 손재주를 모방하기 때문에 굳이 제조업용 산업용 로봇뿐 아니라 물류·서비스 분야로도 펼쳐나갈 수 있는 기초 기반 기술이 된다”고 덧붙였다. 협동로봇 자체의 시장 성장성도 크지만 해당 분야에서 창출되는 파생 기술의 가치도 높다고 본 것이다.

이병서 두산로보틱스 대표가 지난 3월27일 경기 수원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원=권욱기자이병서 두산로보틱스 대표가 지난 3월27일 경기 수원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원=권욱기자



두산로보틱스는 설립된 지 불과 4년밖에 지나지 않은 젊은 기업이다. 더구나 상용제품을 양산한 기간은 이제 1년4개월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유럽에 이어 미국·중국 진출을 추진할 정도로 자신감을 갖는 데는 철저한 시장 현장조사가 바탕이 됐다. 이 대표는 “저희가 제품을 개발할 때 196개 기업을 방문해 경영진부터 제조현장의 작업반장, 그리고 일선의 작업자까지 인터뷰하고 그분들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물어봤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로봇 제조사들의 성장을 위해 정부의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간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특히 지금은 로봇제조사보다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요자들도 지원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는 “저희가 하루에도 수차례씩 고객기업 관계자들을 뵙는데 그분들 중 국내 경기에 대해 걱정을 안 하시는 분이 없더라”며 “그러다 보니 로봇을 구매하는 투자에 대해 주저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가 독려해 이들 수요 고객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협동로봇을 구매해 산업현장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원=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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