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미국 바이오기업과 에이즈 치료제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고 기존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서 에이즈 치료제로 제품군을 확대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사이토다인이 개발 중인 에이즈 치료제 ‘레론리맙’에 대한 CMO 계약을 체결했다. 최소 계약금액은 3,100만달러(약 355억원) 규모로 향후 생산물량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2억4,600만달러(약 2,800억원)를 수령하는 조건이다.
미국 워싱턴주에 설립된 사이토다인은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주력 제품인 레론리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차세대 에이즈 치료제로 평가받아 신속허가심사(패스트트랙) 대상에 지정됐다. 기존 출시된 에이즈 치료제와 같이 투약하는 병용요법으로는 임상 3상을 마쳤고 단독요법으로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앞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레론리맙의 효능과 약효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상용화에 성공하면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대표적인 난치병이었던 에이즈가 잇따른 치료제의 등장으로 만성질환으로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매년 150만명 안팎의 신규 에이즈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사이토타인을 신규 CMO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누적 수주계약도 27개사 42종을 넘어섰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올해 20개 이상의 바이오기업과 12건 이상의 CMO 수주계약을 추가로 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인 연간 36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2011년 후발주자로 진출해 론자(26만ℓ)와 베링거인겔하임(24만ℓ)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와 역량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120여개 바이오기업이 직접 선정하는 ‘CMO 리더십 어워드’에서 3년 연속 전 부문을 수상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