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KT 무제한 데이터' 등으로 ...VR공연 체험하고 AR영상통화까지

■5G상용화 D-2...어떤 콘텐츠 나올까

UHD 콘텐츠 전용관 개설

VR 웹툰 등 생생한 실감

상용화 초반 차별화에 승부

이통3사 제로레이팅도 도입

고객 쟁탈전 더 치열해질듯

이필재(오른쪽 두번째)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이 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3D와 AR기술을 활용한 5G 통신 영상통화 서비스 ‘나를(narle)’을 소개하고 있다. KT는 이날 월 8만원대로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상품 등 요금제 4종을 공개했다. /이호재기자이필재(오른쪽 두번째)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이 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3D와 AR기술을 활용한 5G 통신 영상통화 서비스 ‘나를(narle)’을 소개하고 있다. KT는 이날 월 8만원대로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상품 등 요금제 4종을 공개했다. /이호재기자


늦은 밤 서울 지하철 3호선 옥수역. 플랫폼에서 휘청이는 긴 머리의 여성이 위태로워 보인다. 눈 깜짝할 사이 여자가 사라진 순간 지하철 진입을 알리는 ‘땡땡땡’ 신호음이 울린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는 충격이 스쳤고 정신을 차린 나는 선로 위에 쓰러져 있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한 이 광경은 웹툰 ‘옥수역 귀신’의 한 장면이다. LG유플러스(032640)가 지난 1일 서울 강남역에 문을 연 5세대(5G) 체험관 ‘일상로5G길’에는 지하철 모양의 의자 세트에 앉아 가상현실(VR) 헤드셋을 끼고 3차원(3D)으로 구성된 이 웹툰을 볼 수 있다. 그림인데도 1인칭 시점으로 마치 내가 옥수역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몰입감이 극대화되면서 현실과 착각할 정도다.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 담당 상무는 “웹툰에 현실감을 더해 5G용 VR로 재구성했다”며 “제작비용은 일반 웹툰보다 훨씬 많이 들지만 5G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전용 콘텐츠를 다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초 5G 상용화(5일)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KT(030200)SK텔레콤(017670)·LG유플러스가 고객을 끌어모을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KT는 이날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5G 상용화 초기 고객에게 제공할 △커뮤니케이션 △게임 △미디어 3대 분야, 8개 서비스를 공개했다. 현장에서 직접 시연을 보인 영상통화 서비스 ‘나를(narle)’은 3D와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했다. 동시에 4명까지 그룹통화를 할 수 있는 이 애플리케이션은 내 모습을 AR로 꾸밀 수 있고 아예 3D 아바타를 대신 내세울 수도 있다. 5G만의 특성인 초고속·초저지연에 힘입어 고화질의 영상통화가 끊김 없이 이뤄진다. 박현진 KT 5G사업본부장은 카카오톡을 염두에 둔 듯 “커뮤니케이션에서 통신사가 주도권을 잃었지만 ‘나를’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KT는 또 초고화질(UHD)로 360도 그룹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리얼 360’ 앱도 소개했다. 1인 생방송 진행자들을 겨냥한 상품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청자들에게 360도 라이브 스트리밍을 제공할 수 있다. 5G 가입자 전용 ‘e스포츠라이브’는 배틀그라운드·스타크래프트 등의 중계화면을 최대 5개까지 동시에 볼 수 있다. KT는 오는 5일 5G 상용화에 맞춰 AR을 이용해 캐릭터를 잡는 게임을 출시하며 다음달까지 서울랜드를 5G 테마파크로 변신시켜 자율주행코끼리열차를 운행하고 롤러코스터 뷰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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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요금제와 서비스를 공개하는 SK텔레콤은 미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oksusu)’에 5G에 특화한 VR과 UHD 콘텐츠 전용관을 개설했다. ‘아이돌 라디오’ ‘주간 아이돌’ ‘아프리카TV 댄서 프로젝트’ 같은 VR 콘텐츠와 엑소(EXO) 도경수가 더빙한 애니메이션 ‘언더독’ VR 체험 영상, 공포 VR 영화 전문 스튜디오인 ‘다크코너’의 작품 등을 담았다.


이용자의 오감을 강력히 자극할 수 있는 야구 등 스포츠나 웹툰, 스트리밍 게임, 아이돌 관련 콘텐츠는 이통 3사 모두 서비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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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세계 첫 5G 상용화가 ‘빛 좋은 개살구’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자리해서다. 정부와 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등이 전력을 다해 상용화를 이뤘는데도 현재 롱텀에볼루션(LTE)과 별다른 차별성이 없다면 상용화 초기 고객 모집에 실패하면서 5G를 육성할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지난해까지 5G망 구축에 수조원을 쏟은 이통사들이 올해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초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KT가 이날 8만원대에 5G 데이터를 무제한 공급하는 파격적인 상품을 내놓은 것 역시 이용자의 요금 부담을 최소화해 5G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KT 5G 슈퍼플랜’은 베이직·스페셜·프리미엄 3종으로 8만~13만원 요금제 모두 속도제어 없이 데이터를 완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전 세계 185개국에서 로밍 데이터도 마음껏 쓸 수 있다. 5만5,000원에 8GB를 제공하는 슬림 요금제도 함께 출시했다. 앞서 LG유플러스가 기존 LTE 최고 요금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올해 말까지 1,000GB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선보인 가운데 SK텔레콤도 조만간 비슷한 혜택을 담은 요금제를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각 사는 5G 이용자가 충분히 콘텐츠를 경험하도록 일부 콘텐츠는 일정 기간 데이터 차감을 하지 않는 제로 레이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VR 헤드셋도 사실상 무료로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라는 새판에서 누구나 1등을 노릴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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