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이민화의 4차산업혁명]디지털 트랜스폼을 넘어

<127>현실과 가상의 융합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가상 세계의 현실화 기술 나오며

디지털↔아날로그 쌍방향 융합

4차혁명 '스마트 트랜스폼' 진화




주요 컨설팅 기업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트랜스폼(digital transform)’ 열기가 확산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사례에서 4차 산업혁명은 바로 디지털 트랜스폼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트랜스폼을 넘어 ‘스마트 트랜스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폼은 현실을 데이터로 바꾼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도시의 디지털 지도 위에 모든 자동차 위치를 디지털 데이터로 표시하는 과정은 디지털 트랜스폼이다. 사물인터넷·생체인터넷·위치기반기술·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이 바로 현실 세계를 데이터로 바꾸는 디지털 트랜스폼 기술들이다. 3차 산업혁명은 현실 세계에서 분리된 가상 데이터 세계를 만든 혁명이고 디지털 트랜스폼은 3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기술이다. 제레미 리프킨이 디지털 트랜스폼으로서의 4차 산업혁명을 부정한 이유다.

온라인 가상 세계가 만들어지면서 인간은 현실에서 불가능했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됐다. 포토숍으로 순식간에 얼굴의 주름살을 없앨 수 있고 사고 싶은 물건들을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가상 세계에서의 포토숍은 현실의 나를 바꾸지 못하고 검색은 실물을 내 앞에 가져올 수 없었다. 그런데 가상 세계의 예측을 현실화하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현실과 가상이 융합하는 새로운 혁명,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폼 기술로 현실과 1대1 대응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의 세계를 만들고 나면 가상 세계의 데이터를 현실화하는 기술이 등장해야 한다. 3D 프린팅과 같이 가상 데이터를 현실화하는 기술이 디지털 트랜스폼이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수용하기 어렵지 않은가. 가상의 현실화를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 트랜스폼으로 명명해야 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의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서비스(O2O) 융합은 디지털 트랜스폼과 아날로그 트랜스폼의 쌍방향 기술로서 구현되며 이를 통합해 스마트 트랜스폼이라 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을 현실의 데이터화인 디지털 트랜스폼을 넘어 현실을 바꾸는 스마트화인 스마트 트랜스폼으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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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산업혁명이 현실에서 분리된 작은 가상 세계를 만든 것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현실과 가상이라는 거대한 두 세계의 융합이다. 전체 경제 규모의 5%에 불과했던 온라인 경제가 오는 2025년이 되면 현실과 가상의 O2O 융합 경제가 되면서 전 세계 경제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절반이 바뀌고 기업의 절반이 창조적 파괴가 되고 직업의 절반이 재창조된다는 거대한 변화다.

O2O 융합혁명으로 바라볼 때 4차 산업혁명의 모든 현상이 일관되게 설명된다. 현실과 가상의 융합인 O2O 영역에서 4차 산업혁명의 아이콘들인 세계 10대 기업과 유니콘의 70%가 등장했다. 일자리 변화의 방향도 O2O 융합으로 볼 때 근원적 변화의 동인이 보이기 시작한다. O2O 융합은 기술융합과 제도융합의 쌍끌이 전략이 필요하다는 통찰도 가능해진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을 넘어 두 세상의 융합이다.

O2O 융합으로 창출되는 가치는 바로 예측과 맞춤이라는 스마트화다. 3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신경을 확장한 자동화 혁명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뇌를 확장하는 지능화 혁명이다. 인간 뇌의 역할은 예측이다. 예측이 필요없는 식물에는 원칙적으로 뇌가 존재하지 않는다. 말미잘은 이동하는 유생 단계에서는 뇌가 있으나 정착하는 성체 단계에서는 사라진다. 내비게이터는 지능화돼 현실에서 불가능했던 도착시간과 최적 경로를 예측하고 맞춰 준다. 스마트 공장은 자동화 공장이 아니라 현실공장과 가상공장이 O2O 융합하는 지능화 공장으로 예측과 맞춤으로 가치를 창출한다. 스마트시티는 현실도시와 가상도시의 융합이고 스마트 교통도 마찬가지다. 현실과 가상의 융합을 통한 예측과 맞춤이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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