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씨티엘 지분 79%를 갖고 있는 스카이레이크는 외국계 자문사를 내세워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스카이레이크는 최근까지 유럽의 글로벌 시험인증기관·국내 대기업과 매각을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일단 보류했다. 가격에 대한 시각차, 인수에 대한 진정성 등이 쟁점이 됐다. 이 중 유럽 시험인증기관은 한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에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케이씨티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국내보다는 해외 매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케이씨티엘이 올해 높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어 이를 발판으로 하반기부터 매각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티씨엘은 국내외에서 수십 가지에 이르는 스마트폰 시험인증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드문 회사다.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중저가 고사양의 스마트폰 모델을 늘리면서 그 만큼 시험인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험인증산업은 독일의 튜브(TUV)등 유럽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각국이 무역장벽으로 시험인증 규제를 강화하면서 산업 자체는 연평균 7% 이상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2,400개의 기관이 난립할 정도로 영세한 수준이다. 시장 점유율 업계 1위는 외국계인 에스지에스코리아이며 케이씨티엘은 5위에 해당한다.
케이씨티엘은 2015년 한국이엠씨연구소와 아이에스티, 이엠씨컴플라이언스, 한국의료기기기술원 등 각각 전문성을 가진 4개 민간 시험인증 기관이 통합해 출범했다. 스카이레이크는 2015년 이엠씨연구소를 시작으로 4개 회사를 사들여 합치고, 내부 조직을 정비했다.
정보통신기기, 오디오와 비디오, 가정용기기, 조명, 전장품 등의 안전과 전자파 시험인증을 제공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체육관 만한 공간이 필요한 10미터 크기의 전자파 시험시설인 챔버를 4기 갖고 있다. 고속도로 주변인 경기도 수원과 용인, 성남에 시험장이 있어 고객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합 후 외형은 커졌으나, 수익구조는 아직 정비 중이다. 매출은 2015년 163억원에서 2018년 228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억원에서 24억원으로 증가했다. 17억원이던 단기대여금도 모두 회수했고, 가까운 미래에 돌려받을 가능성이 있는 매출채권규모는 대손충당금을 제외한 순액기준으로 2억 5,000만원에서 3억 1,000만원으로 늘었다.
다만 영업외비용을 포함한 당기순손실은 118억원을 기록해 2017년 손실규모인 18억원 보다 크게 늘었다. 이는 그동안 100% 자회사인 스카이티엘을 중소기업 회계처리 특례에 따라 지분법으로 회계처리하지 않다가 지난해 처음 적용하면서 발생한 결과로 실질적인 현금 유출은 없다. /임세원·박호현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