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진그룹株 줄줄이 급등]경영권 분쟁·배당확대 가능성...주가 재평가 이뤄지나

한진칼우 상한가·한진칼 20.63%↑

수혜 기대로 개인 매수세 집중

지분상속 따른 상속세 납부 위해

한진칼·한진 등 배당증가 예상도




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지주회사 한진칼(180640) 우선주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나타낸 한진그룹주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너 일가의 지분구조가 취약한 만큼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경우 한진칼 등의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경영권의 핵심인 조 회장의 지분 상속에 따른 막대한 상속세 납부를 위해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한진칼·한진의 배당 증가 가능성도 관측된다.

8일 한진칼우(18064K)는 상한가인 2만1,500원으로 마감했다. 증시에 상장된 한진그룹주 모두 상승한 가운데 한진칼은 20.63%, 한진 15.12%, 대한항공우(003495)가 14.49% 급등하는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해 경영권 분쟁의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한진칼의 경우 개인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은 2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매수세를 이어왔던 외국인은 올해 최대 규모인 241억원 순매도로 전환했고 기관은 23억원을 순매도해 1일부터 매도 포지션을 유지했다. 개인은 대한항공(003490)에 대해서도 157억원, 한진은 31억원 규모를 각각 사들였다.


한진칼에 대해서는 향후 오너 일가와 현재 13.47%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인 KCGI(강성부펀드), 7.34%의 국민연금공단 등 다른 주주들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이목이 모아진다. 앞서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 9%를 매입하면서 경영 참여를 선언했던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한진칼은 65.28%, 한진칼우는 140.28%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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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조 회장의 지분 17.84%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자녀들이 포함된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지분율이 28.95%지만 50%에 이르는 상속세율 및 특별관계자 상속에 따른 할증 20~30%를 감안하면 조 회장의 자녀들이 상속 가능한 지분 규모가 크게 줄어 경영권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3월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도 11.56%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공단 및 기관투자가,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부결됐다. 이에 조원태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 열리게 될 한진칼의 주총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좌우할 주요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주총을 앞두고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 증권사의 운송 담당 연구원은 “주주와 상속을 받아야 하는 조원태 사장 등 일가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돼 주주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는 상황이 됐다”며 “한진칼의 주가가 높아져야 상속 재원 마련을 위한 주식담보대출에도 유리하게 되기 때문에 배당 확대, KCGI가 요구했던 유휴자산 매각 등을 통해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엇갈리는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전망도 경영권 분쟁 수혜의 가능성과 함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000120)에 이은 택배업계 2위인 한진은 택배 판가 인상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한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94.8% 증가했고 올해 1·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124억원으로 추정된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하반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1,202억원의 3분의1 수준인 415억원에 그쳐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1·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하고 컨센서스 2,090억원에 못 미치는 1,65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박 연구원은 “정부의 안전 점검 강화 기조에 따라 지난해 4·4분기 1,700억원 수준에 이르렀던 정비비용이 1·4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등 각종 비용이 예전보다 많이 집행돼 영업이익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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