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준금리 동결 입장을 굳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노골적으로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한 데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펜스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소비지표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증거는 없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했다.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의 주요 근거로 삼는 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치(2%)에 근소하게 못 미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의 성장을 위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미국과 경쟁하는 세계 각국을 둘러보라”고 말했다.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유럽연합(EU)이나 일본 같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에둘러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연준이 이날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대다수 위원은 연내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위원은 경제여건에 따라 연말쯤 한 차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통화정책 개입을 위해 최근 ‘친트럼프’ 성향의 연준 이사 2명을 지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맞춤형’ 연준 구성 시도는 의회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성 등 자질 논란에 휘말린 허먼 케인 후보의 인준에 대해 공화당 상원의원 3명이 반대하고 나섰다며 공화당이 1명만 더 이탈하면 상원 인준의 문턱을 넘을 수 없게 된다고 보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