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에서는 자체 선발전과 면접을 통해 엄선된 12명의 아마추어 골퍼가 ‘팀 타이틀리스트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투어 프로들에게 도전장을 던져 화제가 됐다. 2명씩 짝을 지은 아마추어 6개 조가 남녀 투어 프로로 구성된 6개 조와 포볼(각자 볼 치기)·포섬(번갈아 치기)으로 대결을 벌였다. 대부분 프로팀이 이겼지만 프로를 잡은 아마추어 조도 있었다. 오로지 이 대회만을 바라보고 몇 달을 준비해온 아마 고수들은 ‘이겨야 본전’인 투어 프로들의 압박감을 잘 이용했다.
참가자들은 경기 외에 ‘골프 잘 치는 법’에 대한 의견도 공유했다. 300야드 드라이버 샷을 쉽게 날리는 박배종은 “장타는 스위트스폿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위트스폿은 무조건 페이스 가운데라고 아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정중앙에서 약간 토(toe) 쪽으로 이동한 윗부분”이라고 했다. 페이스 중앙을 기준으로 하면 11시 방향쯤 된다. 그는 “저는 어드레스 때 볼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것에 너무 신경 쓰기보다는 치고 나서 티가 공중에서 회전하는 이미지를 미리 그려본다. 그러면 정타가 잘 나온다”고 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상(MVP) 출신의 이형준은 “모든 샷은 셋업이 가장 중요하다. 어드레스 섰을 때 볼과 손의 위치, 볼과 손의 간격 등이 평소 연습할 때와 일치하는지 샷마다 확인한다”며 “샷 하기 전 동작(프리 샷 루틴)도 연습 때와 똑같이 해야 한다. 반대로 연습장에서도 실전에서의 프리 샷 루틴대로 볼을 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습장에서는 볼이 잘 맞는데 필드에서 안 맞는 사람은 에이밍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타깃 방향으로 잘 서는 법만 익혀도 아웃오브바운즈(OB)가 안 나 2~3타는 줄일 수 있다”면서 “투어 프로들도 갑자기 안 맞을 때 보면 다 좋은데 방향을 잘못 서는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KPGA 투어 통산 3승의 김태훈도 “왜글(손목 풀기 동작)은 몇 번 하고 발은 몇 번 고쳐 서는지, 숨은 언제 들이마시고 언제 내쉬는지 등 아주 사소한 것까지 자기만의 루틴이 몸에 배 있어야 한다”며 “굳이 머릿속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이런 동작들이 자연스럽게 순서에 맞게 나올 수 있도록 익혀놓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도 경기 중에 이상하게 뭔가가 불편한 때가 있었는데 돌아보니 왜글할 때 들이마시던 호흡이 내쉬는 호흡으로 바뀌어 있었다. 자신의 루틴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면 라운드 중 뭔가 불편해졌을 때 되돌리기가 쉽다”고 했다. 자신의 경기 중 스윙 영상을 틈틈이 돌려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