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대표적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75) 수단 대통령이 집권 30년 만에 군부 쿠데타에 의해 축출됐다.
아와드 이븐 아우프 수단 국방장관은 11일(현지시간) 국영TV로 발표한 성명에서 “정권을 전복했다”고 선언하고 바르시 대통령을 안전한 곳에서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븐 아우프 장관은 이어 군사위원회가 앞으로 2년의 정권 이양 기간에 국가를 통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3개월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며 영공을 24시간 동안 폐쇄하고 국경 통행로도 추가 발표가 있을 때까지 폐쇄한다고 했다. 수단 정보·보안당국도 이날 전국에서 모든 정치범을 석방한다고 밝혔다.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바시르 대통령은 30년 만에 자신이 쿠데타에 의해 축출되는 운명을 맞았다. 이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지 넉 달 만이다. 작년 12월 19일 정부의 빵값 인상 등에 항의하는 시위는 이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확산했다.
경찰과 군인들은 시위대를 최루가스와 실탄으로 진입하면서 사망자가 수십명 발생했다. 유혈충돌이 한동안 잠잠힌 듯했지만 지난 6일부터 시위대가 대규모 시위에 나서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특히 시위대 수천명은 국방부 건물 주변에서 텐트 농성에 나섰고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20여명이 숨졌다.
여기에 최근 시위를 방관하던 군부가 정권에 등을 돌리면서 바시르는 권력에서 밀려난 것으로 풀이된다. 직업군인 출신인 바시르 대통령은 1989년 6월 민선 정부를 무너뜨리고 집권한 뒤 국가비상령을 선포한 뒤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 바시르 대통령은 집권 기간 수단을 이슬람 국가로 전환하고 기독교 세력을 소외시켰다.
다르푸르 내전은 2003년 다르푸르 지역 자치권을 요구하는, 기독교계를 주축으로 한 반군과 정부 간 무력 충돌에서 시작했고 이로 인해 사망자 30만명과 난민 200만명이 발생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09년과 2010년 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