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103130)가 일부 회사채 투자자에게 10% 상환과 3년 후 40% 이상 상환, 나머지 출자전환을 제안했다. 당장은 원금의 10분의 1만 갚아주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모르는 일부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원금의 50%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미확인 사실이 떠돌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016880)에너지는 8일 4회~7회 회사채에 투자한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채권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웅진에너지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가 참여했으며, 웅진에너지의 대주주인 (주)웅진 측은 오지 않았다. 공식적인 채무조정안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도 참석 대상에서 빠졌다.
이 자리에서 웅진에너지는 1,135억원의 회사채 중 약 10%를 현금으로 갚고 나머지 중 40~50%는 채권 투자자가 웅진에너지 주식으로 전환하고, 40~50%는 새로운 전환사채(CB)를 발행하되, 3년 후 상환권을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웅진에너지 회사채 중 4회·5회차 전환사채(CB)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로 약 603억 원의 원리금이 남아있고, 6회차는 산업은행 등 기관 투자자가 변동금리부외화사채(FRN) 382억원, 7회차는 자산운용사 등 민간 기관이 150억원을 받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 대부분은 웅진에너지의 조정안을 거부하고 대주주인 (주)웅진이 회사채를 갚거나 최소한 지급보증을 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2011년부터 투자했다가 한 차례 채무조정을 겪은 기관투자자는 예전과 똑같다면서 3년 후 상환 가능성이 낮다고 반박했다. 산은 측도 (주)웅진의 지원 여부에 따라 웅진에너지 지원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간담회는 결론 없이 1시간 만에 끝났다.
상황이 이런데도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웅진에너지를 ‘정크본드(일명 쓰레기 채권으로 고위험 고수익 추구)’ 투자대상으로 선호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한 기관투자자를 통해 웅진에너지의 변제율이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현재 가격이 떨어진 웅진에너지 채권을 정리매매할 때 더 낮은 가격에 사면 나중에 웅진에너지 매각이나 신규 자금 지원을 통해 채권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지금 웅진에너지 채권을 사는 것은 투기”라면서 “웅진에너지가 법정관리에 간다면 기존 무보증 채권 대부분은 돌려받지 못하고, 주주 역시 100대 1 감자를 받아 주식이 휴짓조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정관리로 채무 변제 의무가 사라지면, 그 때 새로운 인수자가 부채 부담이 줄어든 회사를 되살 수 있지만, 그 전에 있던 투자자와 채권자는 이득을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웅진에너지는 이날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이의신청을 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가 이의신청을 받아들이면 웅진에너지 상장 주식과 채권은 1년 간 유예기간을 거쳐 상장폐지가 결정되고, 이후 정리매매를 절차를 밟은 후 상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