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관세 폭탄을 주고받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항공기 보조금 문제로 또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미국이 EU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보복관세를 물릴 리스트를 작성했다. 블룸버그는 EU 관리를 인용해 102억유로(약 13조1,000억원) 규모의 보복 리스트가 오는 17일께 공식 발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에어버스 보조금을 문제 삼아 EU산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려 하자 EU가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트위터에서 “세계무역기구(WTO)는 EU의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이 미국에 불리하게 영향을 끼쳤다고 판정했다”며 “미국은 이제 110억달러(약 12조5,000억원)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도 8일 유럽이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무역에서 연간 112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비 목록을 공개했다. 이 목록에는 프랑스·독일·스페인·영국 등 에어버스 보조금에 개입한 4개국에서 수입하는 물품과 EU 28개 회원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이 포함됐다.
미국과 EU는 상대가 보잉과 에어버스에 각각 불법적인 보조금을 지급해왔다며 15년 가까이 WTO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WTO는 양측의 민간 항공사 보조금 논쟁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놓지 않았으며 이르면 올여름 최종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