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돌아왔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22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바로 그곳에서 메이저대회 우승 시곗바늘을 11년 만에 다시 움직였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더스틴 존슨, 잰더 쇼플리, 브룩스 켑카가 이룬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한 우즈는 2언더파 70타를 보태 경기를 뒤집으며 메이저대회 첫 역전 우승을 44세에 해냈다. 마스터스 역대 두 번째 최고령 우승으로 우승상금은 207만달러(약 23억5,000만원)다. 앞서 1986년 잭 니클라우스가 46세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 중의 메이저’ 마스터스 우승은 2005년 이후 14년 만이다. 우즈는 앞서 1997년과 2001·2002년에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마스터스 다섯 번째 우승으로 니클라우스의 최다승(6회)에 1승 차로 다가섰고 통산 메이저 우승도 2008년 US오픈 이후 11년 만의 15승째로 니클라우스의 최다승 기록인 18승에 3승 차로 가까이 갔다. 또 PGA 투어 통산 81승째를 거두며 샘 스니드(미국)의 최다승(82회) 경신 기대도 한껏 높였다.
우즈는 10번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챔피언 조 맞대결을 벌인 선두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게 계속 뒤지고 있었다. 경기 흐름은 11번홀(파3)에서 갑자기 바뀌었다. 몰리나리가 티샷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적었다. 우즈는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이 홀에서 몰리나리는 세 번째 샷을 물에 빠뜨려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기세가 오른 우즈는 16번홀(파3) 버디로 2위와 간격을 2타로 벌렸고 18번홀(파4) 짧은 보기 퍼트를 넣은 뒤 두 팔 벌려 포효했다.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즈와 같은 조로 경기해 우승했던 몰리나리는 이번에는 11언더파 공동 5위로 밀렸다. 김시우는 5언더파 공동 21위에 올랐고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석권)을 노렸던 로리 매킬로이도 조든 스피스(미국) 등과 함께 21위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