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구두를 벗어던진 신데렐라가 다시 한번 한국을 찾아온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의 작품 ‘신데렐라’가 오는 6월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14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모나코 공국의 문화 훈장과 프랑스 예술 문화 훈장을 수상한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한다.
1993년 몬테카를로 발레단 감독 겸 안무가로 임명된 마이요는 발레단을 위해 ‘Vers un pays sage’, ‘로미오와 줄리엣’, ‘신데렐라’, ‘라 벨르’, ‘알트로 칸토’, ‘파우스트’ 등 40여 편의 작품을 창작했다. 그의 작품들은 스웨덴 왕립 발레단,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덴마크 왕립 발레단,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베자르 발레 로잔, 볼쇼이 발레단과 같은 세계 주요 발레단들의 레퍼토리에 포함됐다. 그는 ‘파우스트’로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인 브누아 드 라당스 최고 안무상을 수상했고, 2015년에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최고 공연상을 포함한 세 개의 황금가면상을 수상했다.
자유로운 연출로 유명한 마이요는 ‘신데렐라’의 전통적인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익숙한 유리구두 대신 금빛 맨발의 신데렐라를 볼 수 있다. 극 중 계모의 딸은 신데렐라의 발을 닮기 위해 성형수술을 택한다. 요정 대신 신데렐라의 죽은 생모가 등장하는 점도 동화와 다른 점이다.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던 아빠가 생모와 다시 만나는 장면은 신데렐라와 왕자의 사랑이라는 주요 줄거리와 대칭을 이룬다. 왕자가 진취적인 여성인물들에 비해 우유부단한 인물로 그려진 것도 원작을 비튼 특징이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발레리노 안재용(27)의 활약도 엿볼 수 있다. 2015년 Mnet 프로그램 ‘댄싱 9’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그는 2016년 몬테카를로에 입단해 군무(코르드발레)로 시작, 지난 1월 수석무용수(퍼스트 솔리스트)로 승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