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로잉 머신(노 젓는 동작을 하는 운동 기구)에 앉으니 눈 앞에 산골짜기 속 계곡이 펼쳐진다. 노를 한 번 저을 때마다 보트 주변의 계곡물이 찰랑거리며 몰입감을 더해준다. VR 영상 속에서 계곡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몸을 기울여가며 노를 젓다 보면 마치 게임을 하듯 운동을 즐길 수 있다.
화웨이가 중국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세계 최초 5G 스마트 호텔로 변신시켰다. 5G를 통해 VR 운동부터 길 안내 로봇, 4K 화질의 게임·영상까지 경험할 수 있다. 화웨이는 실내 공간에 특화된 5G 시스템을 호텔뿐만 아니라 공항, 쇼핑몰, 병원 등 다양한 곳에 적용할 계획이다.
인터컨티넨탈 선전 호텔에선 로비에 자리 잡은 ‘5G 웰컴 로봇’을 통해 가장 먼저 5G를 접해볼 수 있다. 로봇에 객실이나 레스토랑 등 가고자 하는 위치를 입력하면 앞장서서 길을 안내한다. 실제로 ‘프레지덴셜 스위트’의 위치를 물으니 8층까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길을 안내했다. 원하는 위치에 도착하자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처음 대기했던 로비 위치로 돌아갔다.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인터컨티넨탈 선전 호텔에서 현재 유일하게 5G가 적용된 공간이다. 화웨이와 인터컨티넨탈 호텔, 차이나텔레콤 선전 지사 3개 업체가 협력해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기지국 역할을 하는 디지털 실내 시스템(DIS)에서 5G 신호를 보내면 CPE(가정용 단말기)가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에서도 5G를 쓸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숙박객이 5G폰을 사용할 경우 CPE의 와이파이 변환 없이도 곧바로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8층 전체를 사용하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엔 총 4개의 DIS와 CPE가 설치돼 있었다. 이 기기 앞에서 LTE폰의 속도 측정을 해보니 평균 100Mbps였던 스마트폰 속도가 와이파이로 전환된 5G를 통해 최고 438Mbps까지 4배 이상 빨라졌다. 화웨이 관계자는 “현재 설치된 CPE는 1.0 버전이기 때문에 5G 실제 속도인 1Gbps까지 올라가지 않지만 2.0 버전의 CPE를 사용하면 더 빨라진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세계 최초 5G 호텔에선 4K급의 선명한 화질로 게임과 영상을 경험할 수 있다. 또 한쪽 방에 마련된 로잉 머신도 VR기기를 쓰고 더 생생한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피터 주 화웨이 무선 솔루션 최고마케팅책임자는 “4G에선 4K TV와 VR을 동시에 사용할 수 없지만 5G에선 가능하다”라며 “기술을 통해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선전=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