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에 이어 이번에는 커피와 햄버거다. ‘파리바게뜨’로 K-베이커리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SPC그룹이 4가지 대표 외식 브랜드를 들고 싱가포르 시장을 두드린다. 파리바게뜨의 프리미업급 외식 브랜드도 이곳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SPC그룹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싱가포르를 ‘제3의 글로벌 성장축’으로 삼고 동남아 시장 진출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이다.
SPC그룹은 17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과 연결된 복합 상업단지 ‘주얼창이(Jewel Changi)’에 파리바게뜨를 비롯한 외식 매장 네 군데를 동시 오픈한다고 밝혔다. SPC그룹이 최초로 선보인 파리바게뜨의 하이엔드 브랜드 ‘메종 드 피비(Maison de PB)’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커피앳웍스(Coffee@Works)’·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이 이곳에 입점한다. 2004년부터 파리바게뜨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SPC그룹이 다른 브랜드를 동시에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
이날 오전 진행된 테이프커팅식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동서양을 잇는 핵심 시장인 싱가포르를 중국과 미국에 이은 ‘제3의 글로벌 성장축’으로 육성해 2030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 비전 달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얼창이는 싱가포르 정부의 창이국제공항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로 문을 연 초대형 상업단지다. 7개 층, 13만4,000㎡ 규모로 지어졌다. 창이공항 터미널 1~3과 연결되어 있으며 공항 중앙의 계곡 숲 산책로와 인공폭포, 어린이 놀이터 등 실내 정원시설은 싱가포르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연 4,200만 명의 현지인과 전세계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SPC그룹이 이번에 최초로 선보인 메종 드 피비는 파리바게뜨의 하이엔드 브랜드로 ‘가스트로노미(Gastronomy·미식)’와 ‘아르티장 블랑제리(Artisan boulangerie·장인정신을 강조하는 고급 빵집)’를 결합한 ‘가스트로 블랑제리’를 표방한다. 이곳에서는 ‘비프 온 더 스톤 (Beef On The Stone)’, ‘시그니처 씨푸드 파스타 (Signature Seafood Pasta)’ 등 베이커리 외에도 빵과 어울리는 다양한 식사 메뉴를 제공한다. 메종 드 피비 주얼창이점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테스트 매장으로 활용되며 향후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커피앳웍스의 첫 해외 매장도 이곳에 둥지를 텄다. 현재 커피앳웍스의 국내 매장은 총 12개다. 쉐이크쉑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내 쉐이크쉑 사업운영권을 획득하고 선보이는 첫 매장이다. 국내에서는 8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를 통해 확보한 인지도와 신뢰를 바탕으로 베이커리를 넘어 커피 및 외식사업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에 3번째로 큰 매출을 기여하는 국가다. 2012년 진출해 미국(2002년)과 중국(2004년)에 비해 늦은 시작이었지만 높은 소비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싱가포르의 파리바게뜨 매장 수는 주얼창이점을 포함해 12개로, 같은 해 오픈한 베트남 매장보다 2개 적지만 지난해 매출은 3배 가까이 높은 149억 원을 거뒀다. SPC그룹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싱가포르를 3번째 성장 기둥으로 지정한 이유다. 특히 싱가포르 파리바게뜨 매장 중 네 군데는 아시아 3대 국제공항으로 꼽히는 창이국제공항에 입점했다.
SPC그룹은 싱가포르에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시아의 물류와 금융, 비즈니스 등의 허브 국가로 꼽히는 싱가포르에서 자리를 잡고 주변 동남아 국가로 영향력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SPC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수입식품 규모가 13조 원에 달하며 다수의 글로벌 식품 기업들도 싱가포르를 교두보 삼아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싱가포르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동남아 및 중동 시장 전체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효율적으로 통합 운영하고 M&A와 신규 브랜드 도입 등 사업 확대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문화권 공략을 위한 할랄 인증 생산시설 설립도 검토한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국가를 겨냥해 동남아시아 지역 내 건립할 예정이며 현재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