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2일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10만개에 달하는 등불이 서울 시내를 수놓는다. 17일 오후 광화문 점등식을 시작으로 연등 행렬, 문화공연 등 다채로운 봉축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부처님 오신날 봉축위원회와 연등회보존위원회는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 역사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행사 계획을 밝혔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표어는 ‘마음愛 자비를! 세상愛 평화를!’로 정했다. 국내외의 다양한 갈등을 ‘자비정신’으로 극복하고 세상과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첫 행사는 이날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점등식이다. 국보 11호로 국내에서 가장 웅장한 규모인 ‘미륵사지탑’을 한지 등(燈)으로 재현했다. 높이가 20m에 40호 크기의 한지 500여장이 사용돼 화려하면서 은은한 맛을 살렸다. 이번 점등식에는 봉축위원회 위원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각 종단의 총무원장 스님, 불교계 인사, 시민 등 2,000여명의 불자가 함께 한다. 점등식과 더불어 서울 종로와 청계천 등 서울시 전역에는 5만여개 가로연등이 설치된다.
이어 다음달 3∼5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이자 봉축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연등회’가 진행된다. 3일 시작하는 전통등 전시회에서는 한지 고유의 멋을 자아내는 전통등이 조계사 옆 우정공원, 삼성동 봉은사, 청계천 일대를 수놓는다. 4일 오후 4시 30분부터는 동국대 운동장에서 40여개의 율동단, 연희단이 참가해 흥겨운 춤사위와 노래를 함께하는 어울림마당 행사를 마련한다. 특히 이날 오후 7시에는 참가자들이 손수 만든 수만개 행렬등과 장엄등을 들고서 거리를 행진하는 ‘연등행렬’이 시작된다.
올해 선두로 나서는 장엄등은 중생제도를 상징하는 불교사물 전통 등 이다. 연등 행렬에는 일반인을 비롯해 모두 10만개 등불이 거리를 메울 것으로 위원회는 전망했다. 연등회보존위원회 선나 스님은 “지난해 연등회 기간에 갑작스레 비가 와 걱정이 많았지만 원활하게 잘 진행됐다”며 “연등행사는 이제 국민 행사로 자리 잡아, 외국인들도 많이 참여한다. 우리 국민과 외국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축제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등 행렬에 이어 오후 9시 30분부터 종각 사거리에서 참가자들이 회향 한마당 행사를 한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맞춰 놀이 한마당이 벌어진다. 5일 정오 조계사 앞에서는 120개 부스가 참여하는 전통문화 한마당 행사가 열린다. 어린이와 가족, 외국인 모두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이날 저녁 시간대에는 인사동과 종로 일대에서 다시 한번 연등행렬이 펼쳐지며 종각 인근 공평사거리에서는 연희단 공연과 율동이 이어진다. 올해 법요식은 부처님오신날인 5월 12일 오전 10시 전국 사찰에서 동시에 거행된다.
한편 연등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4~5일 서울 도심 일대에 부분적으로 교통통제가 이뤄진다. 교통통제 시간과 구간은 4일(토) 오후 1시∼익일 오전 3시 종로(흥인지문∼종로1가), 오후 6∼11시 장충단로(동국대 앞∼흥인지문), 오후 6시∼익일 오전 1시(세종대로 사거리∼종로1가 사거리, 안국사거리∼종로1가 사거리)다. 5일(일)에는 오전 9시∼자정까지 우정국로(안국사거리∼종로1가 사거리)가 통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