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의사당역 1번출구] 바른과 대한 사이…통합 딜레마 빠진 한국당

바른정당계 “보수 과거 반성 필요”

대한애국 “朴 내친 이들 정리해야”

朴 거취 대한 입장이 통합 방향 전망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네번째)와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두번째) 등 당 지도부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네번째)와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두번째) 등 당 지도부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 정리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맞춰 ‘보수대통합’을 이뤄야 하는 당 입장에서 박 전 대통령을 끌어안자니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내치기엔 대한애국당 지지자들을 놓치게 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보수통합에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앞서 “헌법 가치를 인정하는 정치세력은 좌파정부의 폭정을 막아내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며 보수 통합론에 불을 지폈다.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는 바른미래당 내 한국당 탈당파들의 복당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은 강경보수 역시 끌어안는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4·3 보선에서) 대한애국당 후보가 0.8% 가져간 게 아쉽다”며 “우파가 통합해야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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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작년 8월 2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5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서울경제신문DB박근혜 전 대통령이 작년 8월 2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5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서울경제신문DB


문제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과거에 대한 완전한 반성을 통합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9일 “보수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변화가 없는 통합은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며 개혁 없는 통합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애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동조했던 5명의 한국당 의원을 퇴출하지 않는 한 통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강경하게 내세우고 있다. 인지연 애국당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헌신짝처럼 내쳐버린 이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애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당은 우선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정부에 요구하며 애국당 지지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눈치다. 황 대표는 17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아프시고,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국민의 바람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이 나온 데는 박 전 대통령 임기 당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냈다는 황 대표의 정치적 배경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이 내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보수통합에 동참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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