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디지털 유인원] 디지털 노마드 시대, 인류는 또 어떻게 진화할까

■나이절 섀드볼트·로저 햄프슨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초기 인류는 약 250만년 전 도구를 발명했고 30만년 전부터는 불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도구와 불의 발명은 인류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침팬지가 날 것을 씹어 먹느라 하루 다섯 시간을 소모하는 동안 인간은 한 시간 만에 익힌 음식으로 뚝딱 식사를 해결했다. 이렇게 남은 에너지로 뇌의 활용 능력을 높이고 영토를 확장하면서 인류는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섰다.

‘디지털 유인원’은 도구를 발명한 초기 인류의 역사부터 하루 종일 스마트 기기를 끼고 사는 현대인의 모습까지 한달음에 훑어보는 교양서다. 영국의 인공지능 과학자인 나이절 섀드볼트와 이론 경제학자인 로저 햄프슨이 함께 썼다.


저자들은 과거 불의 사용이 그랬듯 스마트 기기라는 새로운 도구의 출현이 인류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고 진단한다. 제목이 암시하듯 스마트폰 하나로 업무도 해결하고 여가도 즐기는 ‘디지털 유인원’들이 모여 살아가는 세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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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경제학과 심리학, 철학과 생물학을 종횡무진 오가며 인류 발전사를 개괄한 다음 디지털 기기의 출현이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찰한다. 당대 최고의 바둑 명인을 꺾을 만큼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고 온라인을 떠도는 빅데이터는 사생활을 침해하는 해악이 될지도 모른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지혜롭게 관리하지 못하면 자칫 인류의 발명품이 인간을 위협하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자들은 이 대목에서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을 견지한다. 책은 “의사소통을 통한 집단지성이야말로 인공지능이 갖지 못한 인류의 힘”이라며 “인간은 새로운 시대에 맞게 새로운 직업을 계속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울러 구글·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개인 정보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는 플랫폼을 만든다면 빅데이터 기술의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1만8,000원.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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