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경기 둔화에 주요국 앞다퉈 부양책...안전·위험자산 모두 유망"

[머니+ 글로벌 포트폴리오 가이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무엇을 사야 할까?

금리인상 멈춘 美 인하 전환 가능성

中은 대규모 인프라투자 나서

위험·안전자산 동반상승 이끌어

유례없이 유동성 넘실대는 시대

주식·채권가격 함께 오르고

金도 훌륭한 투자대상으로 부상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투자의 대상이 되는 자산들을 구분하는 방법 중 가장 흔한 것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으로 구분하는 방법이다. 안전자산은 말 그대로 투자가 손실이 나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호해 줄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 가격의 변동성이 제한적이고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원금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미국 국채를 예로 들 수 있다. 범위를 조금 더 넓힌다면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도 안전자산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금과 은은 가격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는 위험자산과 유사한 특성을 공유하지만 대신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는 등 시장환경이 악화될 때 자산가치를 보존하는 기능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위험자산은 알다시피 투자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자산을 말한다. 하지만 리스크와 수익성이 비례하는 금융시장의 속성 상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주식투자를 통해 연간 수십퍼센트의 이익을 얻는 투자자들은 흔하지만 이는 채권시장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수익률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은 시장의 국면에 따라 양자택일로 선택하는 것이 맞다. 경기가 호황을 보일 때 주식이나 원자재 같은 위험자산 가격은 상승하지만 반대로 경기호조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은 채권가격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골디락스 국면으로 불렸던 2000년대 중반이 이에 해당한다. 2005년과 2006년은 선진국의 풍부한 구매력과 신흥국의 고속성장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글로벌 경기가 호황을 보인 시절이다. 이때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채권지수는 거의 오르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 미국 증시 S&P 500지수는 2년 동안 누적 17% 상승했지만 글로벌 채권지수는 같은 기간 2% 상승에 그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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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하강할 때는 반대로 채권형 자산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부각된다. 소비와 생산이 위축되면서 기업이익이 줄어들면 주가는 하락하고 금리가 떨어지면서 채권가격은 상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리적으로 볼 때 경기가 좋을 때는 위험자산을, 경기가 하락할 때는 안전자산을 선택해서 투자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은 이러한 전통적 경제학이 잘 적용이 안되는 시대라는 점이다. 지난 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국면으로 진입하는 조짐을 보이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미국 역시 2009년부터 시작된 장기간의 경기확장 국면이 조만간 변곡점을 맞을 것이다. 지난 해 10월부터 미국의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경기변동을 지표상으로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경기가 하강하는 지금 시점에 글로벌 증시는 왜 급등하는 것일까? 주요국들의 경기부양 정책이 강하게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사실상 금리인상을 멈췄고 빠르면 금년 하반기부터 금리인하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시 시장에 유동성을 투입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경우 추락하는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지난 해 연말부터 인프라 투자 등 대규모 부양정책을 시작했다. 금융위기 이후 4번째 시행되는 대규모 시장개입이다.

주요국 정부와 통화당국의 이러한 정책은 결과적으로 금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동반상승으로 이어졌다. 금년 들어 3월말까지 S&P 500지수는 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장기채를 추종하는 ETF TLT는 4.1% 상승했고 미국 중기채를 추종하는 ETF IEF는 2.4% 상승했다. 주식에 비해 채권의 가격상승폭이 미미해 보이지만 원래 변동성이 낮은 국채의 3개월 수익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큰 폭의 상승에 해당한다. 금년 시장의 이러한 움직임은 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이 시점에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과연 무엇에 투자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변으로 둘 다에 투자하라고 말하고 싶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동반 상승하는 시장이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겠지만 지금은 과거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유동성이 넘실대는 시대이다. 이 유동성이 주식과 채권가격을 동시에 들어올렸고 향후에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망라한 자산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다.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가 모두 유망하고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미 국채 ETF도 수익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추가적으로 하나 더 제안하자면 금도 훌륭한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인다. 올해 증시상승 속에 금이 소외 받고 있지만 하반기 시장금리가 다시 한번 하락하고 시장변동성이 높아진다면 금 가격은 단기에 큰 폭으로 반등하게 될 것이다. 금년 하반기에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적절하게 조합한 포트폴리오를 꾸릴 것을 권한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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