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이 5년간 유지해온 각자 대표 체제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대출 등 투자은행(IB) 업무를 전담해온 임진구 대표가 그동안 맡아오던 총무·인사 등의 업무를 리테일(소매금융)을 주력으로 해온 정진문 대표가 맡게 됐다. 이 같은 변화는 당국의 시중은행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저축은행으로 풍선효과가 생겨나면서 SBI저축은행도 리테일 부문이 급격히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SBI저축은행의 IB 부문의 인력은 100명 정도이고 리테일은 300~4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인사에서 정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파격 승진하고 인사업무도 겸하게 됐다. 인력이 많다 보니 인사를 관장해야 효율적인 경영이 될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정 대표는 대외홍보 업무까지 맡게 됐다. 당국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을 막자 저축은행으로 수요가 몰린데다 SBI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고객 접점이 많은 정 대표가 맡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나비효과로 SBI저축은행의 각자 대표 체제에도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일부에서는 내부 역학구도 변화를 놓고 다양한 억측을 내놓고 있지만 SBI저축은행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리테일 부문이 커지고 있는데다 중금리 대출 등의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고 자연스러운 변화일 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