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심장 안팎서 부정맥 치료, 효과 뛰어나

삼성서울병원 심장센터 부정맥팀

흉강경 수술과 내과 시술 접목

하이브리드 치료 성공률 95%

수술 중 뇌졸중 위험도 낮아

2315A34 건강



삼성서울병원 심장센터 부정맥팀이 430례 이상 시행한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가 대한부정맥학회로부터 안전성과 우수한 치료성적을 인정받았다. 이 치료법을 심방세동 진료지침에 추가한 것이다.

심장은 하나의 리듬을 가지고 끊임없이 뛰는데 전기 전달체계에 변화·이상이 오면 정상 리듬이 깨진다. 이를 부정맥이라고 하는데 심방의 여러 부위가 무질서하게, 그리고 아주 빠르게(분당 300~600회) 뛰는 심방세동이 가장 위험하다. 심장의 혈액배출 기능이 저하돼 호흡곤란·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며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거나 자주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는 흉강경 부정맥 수술과 내과 시술을 접목해 심장 바깥쪽과 안쪽 모두에서 부정맥을 치료한다. 기존 내과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실패해 부정맥이 재발한 환자가 대상이다.

하이브리드 치료는 우선 흉곽에 0.5㎝ 구멍을 내고 흉강경을 통해 심장을 직접 보면서 양극성 고주파로 부정맥 유발 부위를 차단하는 외과적 수술을 한다. 수술 3개월 뒤에도 비정상 전기신호가 발견되면 부정맥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는 내과적 시술이자 표준치료법인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한다. 흉강경 부정맥 수술을 받은 환자의 30%가량만 추가로 시술을 받는다.


전극도자절제술은 혈관 속으로 가는 도관(카테터)을 넣어 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심장 부위에 위치시킨 뒤 전기충격이나 고주파로 조직을 절단하거나 파괴함으로써 부정맥을 치료한다. 치료 성공률은 만성 심방세동 기준으로 7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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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온영근·박경민(순환기내과), 정동섭(심장외과) 교수 등 삼성서울병원 부정맥팀의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를 받은 환자는 2년 뒤에도 95%가 증상이 없거나 정상박동이 유지됐다. 최근 치료를 받은 154명 중 24명이 재발했지만 내과적 시술을 추가하자 17명이 정상 박동을 되찾았다.

정동섭(가운데)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흉강경 부정맥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정동섭(가운데)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흉강경 부정맥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정 교수는 “내과적 시술이 추가로 필요했던 환자의 대부분은 부정맥을 앓은 기간이 길거나 부정맥이 심해 좌심방의 크기가 매우 커진 사람들”이라며 “하이브리드 치료법이 정착 단계에 들어선 만큼 앞으로 수술·시술 동시 시행으로 전체 치료기간을 줄이는 데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맥팀은 2012년 국내 첫 수술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세계 세 번째로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 300례를 달성했다. 현재 430례 이상을 시행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치료 경험을 갖고 있다. 도쿄 지바병원 흉부외과 이케가야 교수가 이달 중순 정 교수팀의 수술을 참관하고 내년에 정식 연수를 오는 등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

흉강경 부정맥 수술은 심장이 뛰고 있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만큼 난도가 높지만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90분 정도로 짧다. 입원 기간도 4일로 개흉수술에 비해 짧아 환자의 부담도 적다.

수술 중 뇌졸중 발생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좌심방이를 차단하거나 절제해 뇌졸중 발병 위험을 정상인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좌심방이는 좌심방 아래쪽에 귀(耳)처럼 튀어나온 부분으로, 부정맥 환자에게서 혈류 정체로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다. 정 교수는 “최근 좌심방이 폐쇄술 전용 클립을 도입해 보다 안전하고 우수한 장기 성적이 기대된다”며 “신의료 재료이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빠르게 확정돼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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